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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필리오스를 거부한 키크노스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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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오스(Phylius)는 아이톨리아 사람으로 키크노스(Cycnus)의 사랑 이야기에 등장한다. 오비디우스(Publius Naso Ovidius, BC 43~AD 17) <변신 이야기>에 따르면 키크노스는 플레우톤과 칼리돈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로 숲에 살며 젊고 잘생긴 청년이었다고 한다. 누구나 한번 보면 반할만한 외모였지만 키크노스는 좀체 상대의 사랑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비정한 인물로 자신을 사랑했던 수많은 연인들을 박대하기 일쑤였다. 한마디로 키크노스는 상대를 질리게 하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그의 젊음과 미모에 반해 찾아온 이들은 다 구애를 포기하고 돌아갈 수 밖에 없었다.

 

▲절벽에서 떨어져 백조가 된 키크노스와 필리오스. 출처>구글 검색


하지만 필리오스는 달랐다. 그는 키크노스의 박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쫓아다녔다. 마치 누가 먼저 질리나 시합하는 것처럼. 키크노스도 필리오스의 집요함에 점점 지쳐갔다. 키크노스는 필리오스에게 한가지 제안을 했다. 무기 없이 사자를 죽이면 구애를 받아주겠다는 것이다. 필리오스는 당연히 그 제안을 받아들였고 사자가 다가오자 먹었던 음식을 토해냈다. 사자가 토사물을 게걸스럽게 먹고 있는 동안 필리오스는 사자를 제압해서는 키크노스에게 가져갔다. 하지만 키크노스는 약속을 지키기는커녕 또 다른 제안을 제안했다. 키크노스를 포기할 수 없었던 필리오스는 키크노스의 두 번째 제안도 흔쾌히 받아들였다. 두 번째 제안은 사람을 잡아먹는 독수리를 산 채로 잡아오라는 것이었다.

 

짝사랑의 대가는 그야말로 시련이었다. 어쨌거나 필리오스는 키크노스의 마음을 잡고 싶었다. 필리오스는 자신의 몸에 산토끼 피를 발라서 독수리를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 그렇지만 필리오스는 또 하나의 시련에 부닥쳐야만 했다. 산 채로 잡은 괴물 독수리를 본 키크노스는 이번에는 황소 한 마리를 제우스 제단까지 끌고 가라고 했다. 하지만 이 일만은 필리오스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필리오스는 헤라클레스의 도움을 받기로 하고 그를 찾아갔다. 헤라클레스는 필리오스가 키크노스의 사랑을 받기 위해 그 동안 겪었던 시련을 알고는 더 이상 키크노스의 비위를 맞추지 말 것을 권했다. 필리오스도 그동안 힘들었던지 헤라클레스의 말대로 키크노스에게 황소를 넘겨 주기로 했던 약속을 거부했다.

 

그 동안 키크노스를 사랑했던 모든 이들이 그의 제안에 순순히 응했고 결국 지쳐 포기하고 말았지만 필리오스처럼 자신의 제안을 거부한 이는 없었다. 키크노스는 심한 모욕감을 느꼈다. 키크노스는 분함을 이기지 못하고 절벽에서 뛰어내렸다. 이 때 절벽에서 뛰어내린 키크노스는 백조가 되어 하늘 높이 날아갔다고 한다.

 

백조를 뜻하는 영어 시그너스(Cygnus)’는 바로 그리스 신화 속 키크노스(Cycnus)에서 유래했다. 그리스 신화 속 키크노스는 필리오스의 사랑을 거부한 이 키크노스 말고도 콜로나이의 왕 키크노스도 있고, 아폴론의 아들 키크노스도 있다. 신화 속 키크노스 셋 모두 백조로 변했는데 저마다 사연은 다르다. 나머지 두 명의 키크노스 이야기는 다음에

 

키크노스처럼 그리스 신화에는 또 한 명의 필리오스가 있었다. 고대 그리스 문법학자 프톨레미 헤파스티온(Ptolemy Hephaestion)에 따르면 필리오스는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의 아들이었다. 그는 렘노스에서 헤라클레스의 활과 화살을 소유하고 있었던 궁수 필록테테스의 상처를 고쳐주고 그에게 궁술을 배웠다고 한다. 이 신화에 등장하는 필리오스는 다양한 독을 다룰 줄 알았다. 필록테테스의 상처도 뱀에게 물려서 생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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