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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인도

신(神)이 된 신랑, 둘라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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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북부 지역에는 고대 타밀족이 세운 영웅석들이 많다고 한다. 이천 년 이상된 타밀 문학에도 이 영웅석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영웅석은 호랑이를 죽이거나 외부 공격으로부터 마을을 구하는 이들을 위해 세워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여성들이 자신의 목숨을 바쳐 이 영웅석들에 대한 숭배를 표현했다. 즉 인간 영웅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신의 지위로 격상된 것이다. 인도에는 이처럼 신으로 승격된 인간 영웅들의 숫자가 천 명이 넘는다고 한다.

 

타밀인들이 세운 영웅석 이름 중에는 코비반이라는 개도 있다고 한다. 영웅 개 코비반은 주인과 함께 전투에서 전사(?)했다고 전한다. 이 코비반 영웅석은 6세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매장지나 화장장 위에 돌이나 기둥을 세우는 것은 타밀인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다. 이런 풍습은 훗날 기독교인들이 기둥을 십자가로 대체해서 무덤을 짓는 전통으로 이어졌다.


 타밀 지역에서 볼 수 있는 영웅석. 출처>구글 검색


또 타밀인들이 세운 영웅석 중에는 신랑의 비극적인 죽음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도 있다고 한다. 둘라데오(Dulha Deo)는 인도 북부 지역에서 숭배하고 있는 신랑 신이다. 앞서 언급한 인간 영웅이 신이 된 경우일 것이다. 둘라데오는 결혼식장에서 그의 말과 함께 번개를 맞고 죽은 불행한 신랑이었다. 사람들은 둘라데오와 말을 기리기 위해 두 개의 돌기둥을 세웠다고 한다.

 

이 두 개의 돌기둥을 두고 또 다른 해석도 전하고 있는데 큰 돌기둥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모래석 기둥이 하나 있는데 큰 돌기둥은 신랑, 작은 모래석 기둥은 신부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즉 둘은 결혼식 전 서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금기를 어기고 쳐다보는 바람에 그 자리에서 둘이 됐다는 것이다.

 

둘라데오는 타밀인들이 숭배하는 가족 신 중 하나로 매년 2월이면 둘라데오 영웅석에 꽃을 바치기도 하고 결혼할 때는 둘라데오에게 염소 한 마리를 제물로 바친다고 한다. 둘라데오의 상징은 나무에 매달린 전투 도끼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영웅석들에 관한 전통은 많은 다른 관습들과 섞이게 되는데 영웅석이 아닌 길가의 돌까지 숭배하면서 레몬, 코코넛, , 향 등을 바친다고 한다. 심지어 이 지역의 무슬림들까지 이런 힌두교의 가족 신들과 관련을 맺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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