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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자식잃은 슬픔에 괴물이 된 여자, 라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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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서 라미아(Lamia)는 헤라(Hera) 여신의 분노로 데이몬(Demon, 악마) 또는 괴물이 된 여자였다. 라미아가 헤라의 남편 제우스(Zeus)와 바람을 피웠기 때문에 헤라의 분노는 어쩌면 이해할 수도 있겠다. 어쨌든 제우스의 여성 편력은 전세계 모든 신화를 통틀어 최고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미아에 대한 헤라의 복수는 다른 제우스의 연인들에 비해 훨씬 더 가혹하고 잔인했다.

 

라미아는 포세이돈(Poseidon)의 딸이었다. 일설에 의하면 포세이돈의 아들인 벨로스(Belus) 왕의 딸이었다고도 한다. 또 라미아는 나일강 서쪽에 위치한 고대 리비아의 아름다운 여왕이었다. 라미아의 아름다운 외모는 제우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제우스는 그녀를 납치해 몇 명의 자식을 낳았다.

 

제우스와 라미아의 불륜 행각은 얼마 지나지 않아 헤라 여신에게 들통이 났고 복수를 계획한 헤라는 라미아가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자식들을 납치하기에 이르렀다. 자식을 잃은 라미아는 정신줄을 놓고 급기야 광기에 사로잡혔다. 이 때부터 라미아는 아이들을 납치해 잡아먹는 괴물로 변했다. 라미아의 광기는 마치 식인상어처럼 잔인했다.

 

▲리비아의 여왕이었던 라미아. 출처>구글 검색


요즘도 서양 엄마들은 칭얼대는 아이를 달래기 위해 울면 라미아가 잡아간다라고 말한다고 한다. 마치 우리 할머니들이 울면 호랑이가 잡아간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이것 말고도 라미아 신화는 다양한 윤색을 거쳐 많은 괴기스런 이야기들을 만들어냈다. 몇몇 문헌에 따르면 헤라가 라미아의 자식들을 죽였다고도 하고 광기에 사로잡힌 라미아가 자기의 자식들을 집어 삼켰다는 이야기도 있다.

 

또 다른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라미아는 광기 때문에 자신의 눈을 도려냈다고도 하고 헤라가라미아를 저주해서 그녀가 영원히 잠들지 못하도록 눈을 감지 못하게 만들었다고도 한다. 후자의 경우 제우스는 밤이고 낮이고 눈도 감지 못하고 아이들만 찾아 다니는 라미아를 불쌍히 여겨 라미아가 원하는 대로 눈을 교체할 수 있게 해 주었다고 한다. 비로소 라미아는 잠깐의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라미아는 상반신은 여성, 하반신은 뱀인 에키드나(Echidna)처럼 묘사되었다. 이 모든 것은 헤라의 저주였다.

 

라미아는 본질적으로 위험하고 고독한 상어를 의미한다. 라미아는 아마도 그러한 상어의 의인화였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을 잡아먹는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바다의 잠재적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한 것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헤라가 납치한 라미아의 자식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일반적으로 라미아에게는 세 명의 자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바다 괴물 스킬라(Scylla),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Aphrodite)에게 도전했다가 괴물 상어로 변신한 아켈로스(Acheilus)가 있었고 유일하게 괴물로의 변신을 피한 헤로필레(Herophile)라는 딸이 있었다고 한다. 특히 헤로필레는 델피의 첫 번째 시빌레(Sybyl, 고대 그리스의 무녀이자 예언자)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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