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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인도네시아

자바 섬을 지키는 바다의 여신, 니로로키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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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젱 라투 로로 키둘(Kanjeng Ratu Roro Kidul)이라고도 부르는 니 로로 키둘(Nyi Roro Kidul)은 인도네시아의 세계적인 관광지인 자바 섬 주민들이 오래 전부터 숭배해온 여신이다. 바다의 여신 니로로 키둘에 관한 설화는 어느 왕국의 왕비와 후궁들 간의 질투에서 시작되었다.  파자자란(Pajajaran) 왕국을 다스렸던 실리완기(Siliwangi) 왕에게는 한 명의 아름다운 왕비와 7명의 후궁이 있었다. 어느 날 왕비는 어여쁜 공주를 한 명 낳았는데 그 미모가 왕비를 능가했다. 실리완기 왕은 공주의 이름을 예쁜 공주이라는 의미의 라라 카디타(Lara Kadita)라고 지었다.

 

왕비와 카디타 공주의 아름다운 외모는 후궁들의 질투를 받았는데 왕의 사랑을 빼앗길까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실리완기 왕의 후궁들은 카디타 공주와 왕비를 제거하기로 모의하기에 이르렀다. 일곱 후궁들의 마법으로 왕비와 공주의 얼굴은 추하게 변했고 온몸에서 일어나는 알 수 없는 통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후궁들의 모략에 속은 실리왕기 왕은 왕비와 카디타 공주를 궁에서 내쫓았다. 왕비와 공주의 통증이 왕국에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인도네시아 자바 섬을 지키는 바다의 여신, 니 로로 키둘. 출처>구글 검색

 

 

궁에서 쫓겨난 왕비와 공주는 정처없는 방황을 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왕비는 긴 여정 중에 목숨을 잃고 말았지만 카디타 공주는 계속해서 남쪽으로 걸었고 마침내 카랑하우 해변의 가파른 언덕에 도착했다. 긴 여행에 지친 카디타 공주는 언덕 위에서 깊은 잠에 빠졌다. 자는 동안 카디타 공주는 꿈 속에서 그녀가 겪은 고통을 복수할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자신을 정화하라고 충고하는 성인을 만났다.

 

 

잠에서 깨어난 카디타 공주는 아무 망설임도 없이 절벽에서 뛰어내려 거대한 파도 한가운데에 몸을 던졌다. 잠시 후 공주는 남쪽 바다 바닥에 가라앉았다. 꿈이 현실이 된 것이다. 이후 공주는 아름다움을 다시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초인적인 힘과 영생을 얻었다. 공주는 남쪽 바다에 남아 니 로로 키둘(Nyi Roro Kidul)이라는 이름의 바다의 여신이 되었다.


 

아직도 인도네시아인들은 니 로로 키둘 여신이 자바 서쪽 바다 인도양을 지켜준다고 믿고 있다. 로로’Loro’고통받다라는 뜻이고 키둘(Kidul)’남쪽을 의미한다고 한다. 즉 자바 섬의 바다의 여신 니 로로 키둘은 고난을 피해 남쪽으로 내려온 공주라는 의미라고 한다. 자바 섬에서는 니 로로 키둘 여신의 노여움을 달래기 위해 매년 라부한(Labuhan)’이라는 의식을 치르고 있다고 한다. 또 니 로로 키둘 여신이 분노할까봐 여신의 색인 녹색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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