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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포스팅/책 이야기

막내인 '제우스'가 맏이가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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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농경사회에서 나뭇가지마다 주렁주렁 매달린 열매처럼 많은 자식은 경쟁력이었다. 더불어 신부감도 골반이 펑퍼짐해서 애를 순풍순풍 잘 낳을 것같은 여성을 최고로 쳤다. 그러나 농경사회가 산업사회로 다시 산업사회도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중공업 산업으로 발전하면서 대가족은 국가경쟁력 악화의 주범 취급을 받아야 했다. 둘도 많다는 구호가 난무했다.

누가 그랬던가! 역사는 반복된다고....고도로 정보화된 지식산업사회인 지금 많은 자식은 다시 국가경쟁력의 근간이 되고 있다. 급격한 노령화에 따른 노동인구의 감소가 사회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현실이다. 세계적으로 성공한 사례로 기억되는 가족계획이 한국경제의 부담이 될거라니 결코 신이 될 수 없는 인간의 한계가 아닌가싶다.

재밌는 신화 이야기를 너무 무겁게 시작하고 보니 졸필의 한계가 느껴진다. 각설하고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고 아들, 딸로 북적댔던 가정에는 가족신문 1면을 채울 만한 뉴스거리로 가득했다. 무엇보다도 막내의 설움(?)은 나이들어 열 밤을 세워도 부족할 만큼 화수분같은 얘깃거리로 넘쳐났다. 몇 명을 거쳤는지도 모를 옷은 엉덩이까지 가렸고, 땅에 끌리는 바지는 1년이 지나야 비로소 신발 위로 올라왔다. 맛있는 음식도, 몸에 좋은 보약도 늘 장남 몫이었다. 막내는 그대로 이름이 돼 버리곤 했다.

어릴 적 큰형님보다 더 높아 보이던 그리스 신 중의 왕 제우스가 막내였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그렇게 서럽지만은 않았을텐데...

제우스는 6남매 중 막내였다  

그리스 신들의 얘기는 늘 상상 그 이상이다. 6남매 중 막내였던 제우스는 어떻게 맏이가 되었을까? 그 전에 제우스의 가족에 대해 살펴보자

제우스의 아버지는 크로노스다. 어머니는 레아로 크로노스의 누이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흔한 설정이다. 제우스도 자신의 누이(?) 헤라를 부인으로 맞았으니 말이다.

제우스에게는 5명의 형과 누나가 있었다. 첫째 형은 지옥의 신으로 알려진 하데스였고 둘째 형은 삼지창을 들고 다니며 번개와 돌풍을 일으키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이다. 또 위로 세 명의 누나가 있었는데 각각 가정의 신 헤스티아, 곡식의 신 데메테르, 결혼의 신이자 훗날 제우스의 아내가 된 헤라였다.

자식을 삼켜 버린 아버지  

유명화가들이 즐겨그린 그리스 신들 그림을 보면 크로노스는 낫을 들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그 섬뜩한 모습만큼이나 포악했나보다. 크로노스는 아버지인 우라노스의 성기를 낫으로 잘라 버린 잔인한 신이었다.

뿐만 아니다. 자식들도 낳자마자 삼켜 버리곤 했다. 제우스가 어머니 레아의 뱃속에 있을 때 크로노스는 제우스의 형과 누나인 하데스, 포세이돈, 헤스티아, 데메테르, 헤라를 낳은 즉시 삼켜 버렸다. 크로노스의 이런 성격으로 인해 남매관계의 서열이 파괴되는 극적 반전이 이루어지게 된다.

레아는 제우스를 낳자마자 돌덩이를 보자기에 싸 제우스와 바꿔치기를 한다. 크로노스는 보자기에 쌓인 돌덩이를 제우스로 잘못 알고 삼켜 버렸다. 이 사실을 숨겨야했던 레아는 제우스를 산 속 동굴로 데려가 아말테이아라는 요정에게 맡겨 대신 기르게 했다. 그렇게 제우스는 산속 동굴에서 청년이 될 때까지 살아야만 했다.

맏이가 된 막내, 제우스  

청년이 된 제우스는 자신이 동굴에 살게 된 내력을 알고는 아버지 크로노스가 삼켜 버린 형들과 누나들을 되살려 내기 위해 테미스를 찾아갔다. 테미스가 누구인가? 대법원 앞에 눈을 가리고 천칭과 검을 들고 있는 조각상이 바로 테미스다. 즉 테미스는 법과 정의의 여신이다.

테미스가 일러준대로 제우스는 시중으로 위장하고 크로노스를 찾아간다. 제우스는 크로노스에게 암브로시아(신들이 먹는 음식)와 넥타르(신들이 마시는 술)를 올릴 때마다 거기에 구토제를 넣었다. 미식거림을 참지 못한 크로노스는 삼켰던 음식과 술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이 때 전에 삼켰던 아들들과 딸들도 토해냈다. 제우스와 바꿔치기한 돌덩이까지....그때서야 크로노스는 자신에게 음식과 술을 바쳤던 시중이 자신의 막내아들인 제우스라는 사실을 알았다.

결국 막내였던 제우스는 청년으로 자랐지만 태어나자마자 아버지 뱃속으로 들어갔다 나온 형과 누나들은 신생아에 불과해 자연스레 제우스가 맏이가 되었다.

훗날 제우스는 거인족을 물리치고 올림푸스의 주인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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