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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전설/그리스

닉스와 에레보스, 우리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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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그리스 신화에서 밤의 여신 닉스(Nyx)와 어둠의 신 에레보스(Erebus)는 각각 밤과 어둠을 의인화한 개념이다. 그리스의 서사시인 헤시오도스(Hesiodos, B.C 7세기경)의 <신들의 계보>에 따르면 닉스와 에레보스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카오스로부터 생겨났다.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에로스와 함께.


"맨 처음 생긴 것은 카오스고 그 다음이 눈 덮인 올륌포스의 봉우리들에 사시는 모든 불사신들의 영원토록 안전한 거처인 넓은 가슴의 가이아와[길이 넓은 가이아의 멀고 깊은 곳에 있는 타르타라와] 불사신들 가운데 가장 잘생긴 에로스였으니, 사지를 나른하게 하는 에로스는 모든 신들과 인간들의 가슴 속에서 이성과 의도를 제압한다. 카오스에게서 에레보스와 어두운 밤이 생겨나고…"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도서출판 숲) 중에서-  


'우리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는 어느 가수의 노래와 달리 밤과 어둠이 주는 이미지는 대개는 음울하고 삭막하다. 고대인들이 느끼는 밤과 어둠의 이미지도 지금과 별반 차이가 없었나 보다. 닉스와 에레보스가 결합해 낳은 자식들이 썩 유쾌하지 않은 단어들이다.   

헤시오도스에 의하면 닉스와 에레보스가 결합해 가장 먼저 대기의 신 아이테르(Aether)와 낮의 신 헤메라(Hemera)를 낳았다고 한다. 닉스와 에레보스의 결합으로 낳은 자식들 중 긍정적인 개념이 의인화된 신은 그리 눈에 띠지 않는다. 로마 시대 <황금 나귀>의 작가 키케로(Marcus Tulliiut Cicero, BC106~BC43)와 <페이블>의 저자 히기누스(Gaius Julius Hyginus, BC64?~AD17)에 따르면 닉스와 에레보스의 결합으로 운명의 여신 모로스(Moros), 죽음의 여신 케레스(Keres), 죽음의 신 타나토스(Thanatos), 잠의 신 히프노스(Hypnos) 등을 낳았다고 한다. 이밖에도 모이라이(운명), 네메시스(복수), 아파테(기만), 필로테스(우정), 게라스(노화), 에리스(불화), 헤스페리데스(석양) 등 개념이 의인화된 신들을 낳았다고 한다. 하지만 헤시오도스는 이 모든 신들을 닉스 혼자 낳았다고 주장한다.


"한편 밤은 가증스런 운명과 검은 죽음의 여신과 죽음을 낳았다. 밤은 또 잠을 낳고 꿈의 부족을 낳았다. 그 다음 어두운 밤은 신들 가운데 어느 누구와도 눕지 않고 비난과 고초를 낳고 헤스페리데스들도 낳으니…" -헤시오도스의 <신들의 계보>(도서출판 숲) 중에서-


신화는 낮과 밤의 변화도 설명하는데 밤의 여신 닉스는 잠의 신 힙노스와 죽음의 신 타나토스, 낮의 신 헤메라와 함께 지하 세계인 타르타로스에서 살았는데 헤메라는 닉스가 지상으로 떠나고 나면 타르타로스에 머물다가 닉스가 다시 타르타로스로 돌아오면 지상으로 올라갔다고 한다. 한편 그리스의 희극 작가인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 BC445?~BC385?)는 태초의 신 에로스도 닉스와 에레보스의 자식이라고 주장한다. 저승의 강 스틱스를 지키는 뱃사공 카론까지도. 이렇듯 밤과 어둠의 이미지는 신화 속에서도 부정적으로 그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의 신 히프노스를 포함시켜 주었으니 충분히 '우리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그림>어둠의 신 닉스. 출처>구글 검색자료>그리스 로마 신화/하서, 신들의 계보/도서출판 숲, 포털(뉴스)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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