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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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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판 사나이가 흘린 눈물의 의미 그림자를 판 사나이/김영하/2003년 슐레밀은 회색옷을 입은 신사에게 자신의 그림자를 팔고 그 댓가로 자기가 원하는 것은 뭐든지 얻을 수 있는 행운 주머니를 받게 된다. 그림자는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지만 행운 주머니는 그에게 부와 명예를 가져다 줄 수 있으니 회색옷을 입은 신사의 제의를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다면 그림자를 팔아버린 슐레밀은 행복했을까.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던 그림자를 팔아버린 후 슐레밀은 그림자가 없다는 이유로 외톨이가 되었고 애인마저도 슐레만을 떠나게 된다. 돈만으로 결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것을 안 슐레만은 그림자를 팔았던 자신을 후회한다. 이 때 다시 나타난 회색옷을 입은 신사는 빼앗긴 그림자와 슐레만의 영혼을 맞바꾸자고 제안한다. 슐레밀은 비로소 회색옷을 입은 신사가 악마..
아버지의 흔적에 하염없이 눈물만 주룩주룩 한남철의 /1991년 유방암 수술, 당뇨, 골다골증, 고혈압…. 아버지가 떠난 후 종합병동인양 갖가지 질병을 포도알처럼 주렁주렁 달고 사는 어머니가 가장 걱정스러웠다. 게다가 미운 정도 정이라고 평생 무능력한 알콜 중독 남편을 떠나보내고 그 외로움은 어떻게 견디며 살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다행히 고단한 세월의 무게로 단련되었던지 그래도 몇 달 동안은 우려했던 일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나도 그동안의 불효의 시간들을 만회라도 할까싶어 그 싫어하던 전화도 자주 하고 틈나는대로 집에 내려가는 걸 보면 아버지가 나에게 훈계라도 하려고 그렇게 일찍 돌아가셨나 싶기도 하다. 얼마 전 집에 내려가서 우연찮게 아버지의 흔적들을 발견하고는 울컥하고 말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그날까지 부자지간에 그리 살갑게 살아오지 못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