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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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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에게 타인의 존재는 어떤 의미일까 홍의 부고/조해진/2012년 급격한 산업화와 현대화의 길을 걸었던 1970년대 일본에서는 외부와 연락을 단절한 채 집에만 틀어박혀 낮에는 잠을 자고 밤에는 텔레비전에 몰두하는 젊은이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나친 자학증세나 우울증 증상을 보이기도 했으며 부모 의존적인 일상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부모에게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런 젊은이들의 독특한 생활태도는 1990년대 들어 본격적인 사회문제로 떠올랐고 2000년대 들어서는 노령화와 함께 심각한 노동력 부족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들을 가리켜 '히키코모리'라고 부른다. 우리말로 번역해도 결코 낯설지 않은 용어, '은둔형 외톨이'가 바로 히키코모리이다. 현재 약 200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일본의 히키코모리가 대부분 남성이라는 점도 시..
이 가족에게 병어회는 어떤 의미일까 병어회/이 순/1979년 박정희 전대통령이 서거하던 해 국민학교(초등학교)를 들어갔으니 그야말로 1980년대는 나에게 푸릇푸릇했던 학창시절의 추억을 오롯이 담고있는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어느 농가 굴뚝에서 피어오른 연기가 보인다고 할 정도로 육지와는 멀리 떨어진 오지 섬에서의 기억은 되돌아보면 근대화의 흔적들로 가득 차 있다. 토요일 오전 수업이 끝나면 학교 운동장에 동네별로 모여 하교를 했고, 일요일 아침이면 '새마을' 깃발 아래 신작로 청소며 공동우물가 화단 가꾸기며 막힌 또랑에 물길내기를 했다. 더 멀리 기억을 더듬다보면 면에서 나온 무슨 단속반원들을 피해 술독을 이고 산으로산으로 향햐는 동네 어른들의 긴장된 표정까지....국민학교 들어가기 훨씬 전의 일까지 어렴풋이 기억나는 게 신기할 뿐이..
고향을 버려야 하지만 버릴 수 없는 사람들 이호철의 /1955년 작가 이호철은 원산이 고향인 실향민이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에는 인민군으로 동원되었다가 국군의 포로가 되기도 했다. 이후 단신으로 월남해 부산에 정착하게 되는데 이때 그는 부산항 부두 노동자로 일하면서 김동리의 소설 배경이 된 밀다원 다방을 자주 드나들었다고 한다. 이호철의 데뷔작 은 당시 부산항 부두 노동자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한 자전적 소설이다. 이호철의 단편소설 은 전쟁의 충격으로 허무주의와 패배주의로 점철된 당시 전후소설들과는 사뭇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오히려 전쟁의 상처를 딛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이는 실향민으로서 낯선 타향에서 홀로 서야만 했던 저자 자신의 의지가 반영되지 않았나 싶다. 저자는 물론 모든 사람들에게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