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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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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아(가난)와 포로스(부)가 결합하면... 플라톤의 에서 페니아Penia는 가난과 궁핍을 의인화한 여신이었다. 그녀는 아프로디테의 생일에 풍요의 신 포로스와 결혼했고 종종 에로스의 어머니로 간주되기도 한다. 그녀의 자매로는 아메카니아(무력감의 여신)와 프토케이아(구걸의 여신)가 있다. 알카이오스, 테오그니스, 아리스토파네스, 헤로도토스, 플루타르코스, 필로스트라토스 등 많은 그리스 작가들이 그녀를 언급했다. 페니아는 빈곤의 여신이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의 멸시를 받았지만 인류에게 겸손하고 생산적인 태도를 유지하도록 가르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고대 그리스의 희극작가 아리스토파네스(Aristophanes. BC 446년~BC 386년)는 페니아가 두 명의 어리석은 남자에게 모든 사람들의 풍요로운 생활을 보장하는 재물의 위험성에 대해 납득시키는 ..
인간은 왜 평생 반쪽을 찾아 헤매는가 향연-사랑에 관하여/플라톤/박희영 옮김/문학과 지성사 우선 자네들이 제일 먼저 배워야 할 것은 인간의 본성이 무엇이고, 그 본성이 겪었던 것들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라네. 사실 아주 먼 옛날에 우리의 본성은 오늘날 인간의 본성과는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네. 첫째로 인간은 오늘날처럼 남성과 여성의 양성이 아니라 세 종류로 나뉘어 있었음을 알아야 하네. 그런데 이 세 번째 종류의 인간은 남성과 여성 모두와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으며 그것을 지칭하는 이름은 오늘날에도 남아 있지만 그 실재 자체는 사라졌다네. 사실 자웅동성은 그 옛날에는 하나의 독립된 종이었으며 형태상으로나 이름상으로 모두 남성과 여성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네. 어쨌든 그 종은 오늘날에는 사라져서 존재하지 않고, 단지 그 명칭만 특정의 사람을 비난할..
아폴론의 금지된 사랑에서 유래한 단어들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 한 마리 빚졌네." 죽음 앞에서 이렇게 태연한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스클레피오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의술의 신이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질병이 치료되면 의술의 신인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닭을 바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독배를 마시고 숨이 끊어지기 직전 제자들에게 했다는 이 말은 소크라테스의 철학사상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삶과 죽음에 대한 그의 사상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소크라테스는 죽음을 병의 치유로 인식했던 모양이다. 삶이란 병이다. 죽음은 곧 삶이라는 질병에서 해방되는 순간이며 죽음이란 끝이 아니라 영혼과 육체의 분리에 불과하다는 소크라테스의 철학사상을 보여주는 역설적 유머라고 할 수 있겠다. 즉 영혼은 불멸하며 죽음이라 가장 순수한 영혼의 세계로..
고대 그리스 스타들의 사랑에 관한 난상토론 플라톤의 에 얽힌 일상 책읽기가 짜증날 때면 읽곤 하는 책이다. 위대한 철학자 플라톤의 책을 다른 책 읽다 짜증나면 읽다니 내가 생각해도 우습다. 그러나 누가 그러지 않았던가! 양서는 읽다 자주 덮는 책이라고...사실 읽고 읽어도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고대 그리스 스타(?)들의 사랑에 관한 토론을 읽는 것만으로도 무한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오늘날 심포지엄이 이 책 제목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이런 즐거운 토론도 있나 싶다. 술상을 가운데 두고 벌어지는 토론이 정말 낭만적이지 않은가! 사실 이 책 서평을 언제쯤 쓸 수 있을지 나도 모르겠다. 철학적 지식의 빈곤과 일상에 지쳐버린 머리와 가슴이 미처 따라가지를 못한다. 그래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즐거움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매..
그림 속 비너스는 왜 조개 위에 서 있을까? 그리스 신화에서 아프로디테는 헤라, 아테나와 함께 3대 미인으로 꼽힌다. 유명한 트로이 전쟁도 그리스 신화 속 3대 미인이 미스 그리스를 겨루는 과정에서 일어났다는 것은 신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는 미의 여신이라면 아프로디테를 꼽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아무래도 로마 신화 속 비너스의 이미지 때문이다. 비너스는 그리스 신화 속 아프로디테와 동일시되는 여신이다. 미의 여신으로 대표되는 아프로디테의 탄생을 두고는 두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올림포스의 주인 제우스와 디오네 여신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하늘의 신 우라노스의 딸이라는 설이 그것이다. 아프로디테의 탄생 신화는 이후 사랑에 관한 논쟁의 주제가 되기도 했는데 사랑의 신 에로스가 ..
그리스 시인 사포는 정말 레즈비언이었을까? 며칠 전 세계 각국이 동성애에 대해 관대해졌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미국 시카고 대학교 국가여론연구센터(National Opinion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1988년부터 2008년까지 전 세계 30여개 국가에서 동성애에 관한 견해를 묻는 5가지 설문조사를 했는데 구사회주의권 국가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예전에 비해 너그러워졌다고 한다. 현대사회에서 동성애에 관한 인식의 차이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 이념적으로는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는 잣대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차별의 대표적 상징으로서 사회적 편견의 정도를 가늠해 주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사회주의권 국가들과 사랑으로 대표되는 종교를 국가적 이념으로 채택하고 있는..
이 가을, 긴 여운이 남는 책은 어떨까? 법정스님의 말을 빌자면 '양서란 읽다가 자꾸 덮이는 책'이라고 했다. 이해하기 힘들어일 수도 있고 다시 읽고 싶어서일 수도 있다. 책을 과감히 덮을 수 있는 결단력은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용기라고 생각한다. 책읽기가 심적 부담이 되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면 책꽂이 위의 책을 펴보는 것도 수월해지기 마련이다. 또 독서를 하다보면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이 생기게 마련이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책,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해주는 책, 업무나 학습을 위해 꼭 필요한 책 등이 바로 그것이다. 목적은 다르지만 긴 여운이 남는 책들이다. 다시 법정스님의 말을 빌자면 책읽기를 즐기는 독자들 누구나 '늘 가까이 두고 읽는 책'이 있을 것이다. 독서의 깊이가 별볼일 없는 나에게도 자주 읽는 책..
<인생은 아름다워>, 알고보면 더 재밌다 '시청률 보증수표'로 통하는 김수현 작가가 오랫만에 내놓은 SBS 주말 드라마 가 많은 논란을 일으키며 시청률 고공비행을 준비중이다. 최근 드라마의 경향을 보면 소위 '욕 들으면서 돈 버는' 이야기 전개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보여주는 이해할 수 없는 비현실적인 상황을 접하면서 인터넷상에 비난성 댓글을 쏟아낸다. 반면 봇물 터지듯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댓글들은 그동안 그 드라마의 존재여부를 모르고 있던 많은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브라운관 앞으로 모이게 함으로써 악플과 시청률이 정비례하는 공식이 성립하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완성된 대본보다는 쪽대본으로 네티즌들의 악플을 유도하는 드라마도 여럿 보인다. 김수현 작가가 드라마 작가로서의 확실한 위상을 갖추게 된 것도 이런 드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