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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리플레게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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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가 닭 한마리 빚진 까닭은? "오, 크리톤,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내가 닭 한 마리를 빚졌네. 기억해 두었다가 갚아주게." 플라톤의 [파이돈]에 의하면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시기 전 마지막으로 한 말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아스클레피오스는 '의술의 신'으로 통한다. 그의 능력이 얼마나 신통했던지 죽는 사람까지 살려냈다고 한다. 누군가 죽어야 존재의 의미가 있는 '저승의 신' 하데스의 노여움을 산 아스클레피오스는 제우스의 벼락을 맞고 죽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병이 나으면 감사의 뜻으로 아스클레피오스신에게 닭을 바치는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대단한 역설이 아닌가! 죽음을 코앞에 두고 의술의 신에게 감사를 표하다니....또 이 얼마나 당당한 포스인가! 예수, 석가, 공자와 함께 4대 성인으로까지 추앙받는 소크라테스다운 의연함이 돋보이는 극적..
지옥을 흐르는 4대강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선징악(勸善懲惡)은 인지상정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게다가 선한 자와 악한 자가 죽어서 가는 곳도 이름만 다를 뿐 동일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권에서는 선한 자가 죽어서 하늘 나라로 가고 악한 자는 죽어서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선한 자가나락으로 떨어진다거나 악한 자가 하늘 나라로 간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서양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지하 저 깊은 곳에는 '타르타로스'라는 지옥이 있다고 한다. 사실 타이타로스는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계보를 따지자면 태초의 하늘의 신 아이테르와 대지의 신 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신으로 최상위에 속하는 신이다. 아마도 신들이 보기에 인간은 늘 영악하고 무례하고 싸우기를 좋아해서 하늘과 땅에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