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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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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노래의 뮤즈, 에라토 그리스 신화에서 아홉 명의 무사이(뮤즈)는 고대 그리스에서 일어난 모든 창의적이고 지적인 사고를 관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은 많은 작품 가령 헤시오도스나 디오도로스 같은 역사가들에 의해 언급되었다. 그리스 신화를 계승한 로마인들은 무사이 이야기 또한 그들의 시각으로 받아들였다. 아홉 명의 무사이 중 에라토Erato는 사랑에 관한 시와 노래뿐만 아니라 결혼에 관한 시와 노래, 춤을 관장했다. 에라토 또한 다른 무사이들처럼 제우스와 티탄족 기억의 여신 므네모시네의 딸이었다. 신화에 따르면 제우스와 므네모시네는 9일 연속으로 사랑을 나누었고, 그 9일은 각각의 무사이 개념으로 귀결되었다. 에라토라는 이름은 ‘사랑스럽다’라는 뜻으로 ‘에로스’에서 유래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이름에서 내포한 뜻은 그녀가 ..
인간의 다양한 욕망이 만들어낸 세계, 유토피아 엘포의 유토피아 기행/엘포 지음/우현주 옮김/서해문집 펴냄 미국발 금융위기가 세계를 휩쓸고 지나간 2009년, 이탈리아의 만화가 엘포(본명 잔카를로 아스카리)는 폴 라파르그의 《게으를 권리》를 우연히 다시 읽게 되었다. 무한경쟁을 피하기 위해 오히려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1880년대 라파르그의 글은 마치 지금 이 시대를 위한 것만 같았고, 이에 영감을 얻은 그는 인류 역사상 더 나은 미래, 즉 유토피아를 꿈꿨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수집·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엘포의 관점은 이제까지의 유토피아 이야기와는 그 결이 다르다. 플라톤의 《국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를 비롯한 유토피아 소설들, 20세기 공산주의 국가들의 ‘이상으로서의 유토피아’가 기존의 유토피아 담론을 지배하고 있었다면, 엘..
플라톤도 강조한 선장의 윤리와 의무 국가론/플라톤/BC 380년(추정)/최현 옮김/집문당 펴냄 세월호 침몰 사고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 부실과 함께 직업윤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일깨워주고 있다. 수 백 명의 승객들을 침몰중인 배에 남겨둔 채 가장 먼저 탈출한 세월호 선장은 그야말로 분노의 대상이자 공공의 적이 되고 있다. 언론에 의해 공개된 선장을 포함한 세월호 승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검경 수사합동본부의 수사 내용은 한 명의 지도자 또는 지도층의 무사안일과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절실히 보여주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세월호 갑판부·기관부 등 선박직 직원들은 세월호 침몰 당시 선원들만 아는 통로를 이용해 한꺼번에 탈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세월호에 승선한 선원은 모두 24명으로 이중 갑판부·기관부 등 선박직 ..
닭을 슬프게 하는 것들 파이돈/플라톤(BC427~BC347) 지음/최현 옮김/범우사 펴냄 우리는 이 말을 듣고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 눈물을 삼켰습니다. 소크라테스는 이리저리거닐다가 한참 후에 다리가 무겁다고 하면서 반듯이 누웠습니다. 그분에게 약을 내민 사람이 그렇게 일렀던 것입니다. 소크라테스가 자리에 눕자 사나이는 종종 소크라테스의 손과 발을 살펴 보았습니다. 그리고 한참 후에 발을 꾹 누르면서 감각이 있느냐고 묻는 것이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감각이 없다고 대답하자 다리를 눌러 보면서 우리에게 몸이 식어가고 굳어진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나서 다시 말하였습니다. “독이 심장에까지 퍼지면 마지막이 됩니다.” 하반신이 거의 다 식었을 때에 그는 얼굴을 가렸던 것을 제치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이것이 그분의 마지막 말씀이었습니다..
인간은 왜 평생 반쪽을 찾아 헤매는가 향연-사랑에 관하여/플라톤/박희영 옮김/문학과 지성사 우선 자네들이 제일 먼저 배워야 할 것은 인간의 본성이 무엇이고, 그 본성이 겪었던 것들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라네. 사실 아주 먼 옛날에 우리의 본성은 오늘날 인간의 본성과는 다른 종류의 것이었다네. 첫째로 인간은 오늘날처럼 남성과 여성의 양성이 아니라 세 종류로 나뉘어 있었음을 알아야 하네. 그런데 이 세 번째 종류의 인간은 남성과 여성 모두와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으며 그것을 지칭하는 이름은 오늘날에도 남아 있지만 그 실재 자체는 사라졌다네. 사실 자웅동성은 그 옛날에는 하나의 독립된 종이었으며 형태상으로나 이름상으로 모두 남성과 여성의 공통점을 지니고 있었다네. 어쨌든 그 종은 오늘날에는 사라져서 존재하지 않고, 단지 그 명칭만 특정의 사람을 비난할..
고대 그리스 스타들의 사랑에 관한 난상토론 플라톤의 에 얽힌 일상 책읽기가 짜증날 때면 읽곤 하는 책이다. 위대한 철학자 플라톤의 책을 다른 책 읽다 짜증나면 읽다니 내가 생각해도 우습다. 그러나 누가 그러지 않았던가! 양서는 읽다 자주 덮는 책이라고...사실 읽고 읽어도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고대 그리스 스타(?)들의 사랑에 관한 토론을 읽는 것만으로도 무한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오늘날 심포지엄이 이 책 제목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이런 즐거운 토론도 있나 싶다. 술상을 가운데 두고 벌어지는 토론이 정말 낭만적이지 않은가! 사실 이 책 서평을 언제쯤 쓸 수 있을지 나도 모르겠다. 철학적 지식의 빈곤과 일상에 지쳐버린 머리와 가슴이 미처 따라가지를 못한다. 그래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즐거움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매..
그림 속 비너스는 왜 조개 위에 서 있을까? 그리스 신화에서 아프로디테는 헤라, 아테나와 함께 3대 미인으로 꼽힌다. 유명한 트로이 전쟁도 그리스 신화 속 3대 미인이 미스 그리스를 겨루는 과정에서 일어났다는 것은 신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는 미의 여신이라면 아프로디테를 꼽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아무래도 로마 신화 속 비너스의 이미지 때문이다. 비너스는 그리스 신화 속 아프로디테와 동일시되는 여신이다. 미의 여신으로 대표되는 아프로디테의 탄생을 두고는 두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올림포스의 주인 제우스와 디오네 여신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하늘의 신 우라노스의 딸이라는 설이 그것이다. 아프로디테의 탄생 신화는 이후 사랑에 관한 논쟁의 주제가 되기도 했는데 사랑의 신 에로스가 ..
그리스 시인 사포는 정말 레즈비언이었을까? 며칠 전 세계 각국이 동성애에 대해 관대해졌다는 보도를 접한 적이 있다. 미국 시카고 대학교 국가여론연구센터(National Opinion Research Center)에 따르면 1988년부터 2008년까지 전 세계 30여개 국가에서 동성애에 관한 견해를 묻는 5가지 설문조사를 했는데 구사회주의권 국가들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국가에서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예전에 비해 너그러워졌다고 한다. 현대사회에서 동성애에 관한 인식의 차이는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 이념적으로는 진보와 보수를 구분하는 잣대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차별의 대표적 상징으로서 사회적 편견의 정도를 가늠해 주는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사회주의권 국가들과 사랑으로 대표되는 종교를 국가적 이념으로 채택하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