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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즐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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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야하는 사람들의 조각난 퍼즐 맞추기 이균영의 /1983년 술먹고 난 다음날 찾아온 두통과 갈증은 순간 술과의 종언을 고할만큼 고통스러운 경험이다. 헛개나무의 아세트알데히드 분해효소나 콩나물의 아스파라긴산도 광고효과로 인한 심리적 안정감을 줄 뿐 숙취의 고통을 완전히 털어낼 수는 없다. 인간은 간사하다. 그놈의 망각 때문이다. 망각은 고통의 기억을 순간의 희열에 무릎꿇게 한다. 알코올이 사라진 간(肝)은 먹이를 찾아 헤매는 하이에나처럼 다시 술을 흡수할 공간을 만들어낸다. 언젠가 썩어문드러질 간을 걱정하는 것은 속좁은 남자의 핑계가 되기 일쑤다. 그러나 끊어진 필름만큼 고통스런 숙취는 없을 것이다. 어느 순간 사라져버린 기억, 쾌락과 고통 사이에 존재하는 그것은 자기상실이다. 아무리 꿰맞추려 해도 조각난 파편들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지 못한..
화성에 불시착한 스물일곱 청춘의 퍼즐게임 김경욱의 /1997년 블랙 러시안(Black Russian)이란 칵테일을 마셔본 적이 있는가. 깔루아와 보드카를 1대2의 비율로 잘 섞어주면 강하면서도 달콤한 맛의 블랙 러시안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하기야 성인이 되고 마셔본 칵테일이라곤 진토닉(Gin & Tonic) 밖에 없으니 나는 그 맛을 알리 없다. 이름에서 어딘가 모르게 침울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느껴질 뿐이다. 얼마만큼의 신빙성이 있는 정보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식 검색을 뒤져보니 과거 ‘철의 장막’으로 불렸던 공산주의 소비에트 연방(소련)을 상징한다고 하니 그 맛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작가 김경욱은 블랙 러시안이라는 칵테일을 소재로 무엇을 말하려 했을까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져 블랙 러시안에 관련된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보기는 했지만 선뜻 그 관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