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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세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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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사랑의 미로라고 했을까 너무 뻔한 답이 아니냐고? 그렇다. 어느 가수의 노래처럼 그토록 다짐을 했다가도 알 수 없는 게 사랑이니 사랑은 미로가 맞겠지 싶을 것이다. 그러나 사랑이 꼭 미로로만 여겨진다면 우리네 삶이 너무 힘겹지는 않을까? 신들은 미로(labyrinth)를 만들었지만 미로를 탈출하는 해법 또한 가르쳐주고 있다. 미로가 처음 만들어진 사연을 얘기하다 보면 제우스의 바람끼가 빠지지 않는다. 미로를 만든 장본인이 바로 제우스가 바람을 피워 낳은 크레타의 미노스왕이기 때문이다. 미노스왕의 어머니는 오늘날 유럽(Europe)의 어원으로 알려진 신화 속 여인 에우로페였다. 제우스는 황소로 변신해서 에우로페를 납치한 후 지금의 유럽땅을 돌아다니다 그리스의 크레타 섬에 정착해 사랑을 나누고 미노스를 낳았다. 아버지의 황소로 둔..
반값 등록금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눕히지 마라 "너무 조급하게 서둘러서 하지 말고 차분하게 시간을 갖고 진지하게 대안을 마련하라"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을 두고 이명박 대통령이 한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가 정책을 한 번 잘못 세우면 국가가 흔들릴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두고 주객이 전도되었다고들 하던가! 현정부 초기 각종 국책사업을 두고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했던 얘기들을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대통령이 다시 국민들에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문득 그리스 신화의 유명한 도둑 프로크루스테스가 떠오른다. 그에게는 아주 요상하면서도 살벌한 취미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스의 시조영웅이자 아테나이 왕 아에게우스의 사생아였던 테세우스는 아버지가 남긴 신표인 가죽신과 칼 한자루를 찾아..
아리아드네의 실 여당의 압승으로 끝날 것이라던 6.2 지방선거가 한나라당의 참패로 막을 내렸다. 흑백 영화필름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았던 보수정권의 북풍몰이도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침묵했던 10%의 힘에 맥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결국 이명박 정부의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한 일방적인 국정운영은 부메랑이 되어 그들의 목을 치고 말았으니 선거의 묘미(?)가 또한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앞으로 더욱 관심을 끄는 대목은 여당의 참패로 인해 집권 후 이명박 대통령이 보여주었던 막무가내식 국정운영이 어떤 변화를 보일까 하는 것이다. 4대강 사업, 세종시 문제, 언론장악, 반대파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등등..이명박 대통령 집권 2년은 시민들이 들었던 촛불은 보고도 못본 척, 민초들의 외침은 들려도 못들은 척 일방통행길만을 달려왔..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이윤기 지음■웅진지식하우스 펴냄 현정부 출범 초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촛불집회'와 인터넷상에서 경제위기 논란을 일으켰던 경제논객 일명 '미네르바' 사건은 이명박 정부의 소통부재에 대한 심각성을 부각시켜 주었다. 이 두 사건을 통해 정부가 국가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과의 적극적인 스킨쉽이 일어나기를 바랬던 국민들은 오히려 일방적인 국정운영을 밀어부치고 있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실망을 넘어 적극적인 반대투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미네르바 사건'은 변화해 가는 사회환경을 거부한 채 70,80년대 권위주의로의 회귀를 알리는 중대한 변환점이 되고 말았다. 미네르바,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전쟁의 여신으로 그리스 신화에 나타나는 아테나 여신과 동일시된다.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전쟁의 여신은 지..
천안함 침몰 TOD 영상, 사고 시간대만 피해서 자동? 그리스 남쪽 크레타에 사는 다이달로스는 반인반수인 미노타우로스를 가두기 위해 미궁을 만들었다. 이 미궁에 들어가면 어느 누구도 온전히 빠져나올 수 없었다. 그러나 아테나이의 왕자 테세우스만은 미노타우로스를 죽이고 이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바로 그를 연모했던 아리아드네의 실타래 때문이었다. 테세우스는 아리아드네의 실타래에 감겨있는 실을 몸에 묶고 미궁을 들어갔고 나올 때는 역으로 실을 따라 무사히 미궁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는 미궁에 빠져있는 사건에 대한 해법, 해결방안을 의미한다. 어제 군당국이 마련한 천안함 침몰 사고 생존자들의 기자회견도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를 기대했던 모양이다. 그러나 테세우스의 몸에 묶여있던 아리아드네의 실이 썩었던지, 아니면 아리아드네가 의도적으로 잘랐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