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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릴 지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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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행진곡에 숨겨진 환상적이고 동화같은 러브 스토리 세익스피어의
소통하는 블로거를 꿈꾸며 아쉽지만 올 한 해도 정리해야 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뒤돌아보면 걸어온 발자욱들이 어지러이 흩어져있고 누군가의 발자욱에 내 흔적들이 희미해져 가지만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기에 시선을 돌려야 하는 게 사람인가 봅니다. 지난 일 년 너무도 힘겹게 걸어왔습니다. 이제는 다가올 일 년을 백 년처럼 살기위해 새로운 희망을 써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소통이 먹통이 된 시대, 블로그에서 그 희망을 찾는다면 지나친 욕심일까요? 생면부지의 인간들이 모여 같이 슬퍼하고 같이 기뻐하며 때로는 주고 때로는 받으며 또 하나의 사람사는 세상을 블로그에서 만들어 왔습니다. 가상의 이름과 상상 속 얼굴만으로도 어울렁더울렁 살고 있는데 현실 속 군상들은 시기하고 질투하며 아무 거리낌없이 남을 밟고 일어서려 하는 것은 가슴을 닫아버..
청와대엔 귀신이 산다 장서희, 차승원 주연의 (김상진 감독, 2004년)를 보면 삼대째 셋방살이를 전전하던 박필기는 낮에는 조선소 기사로, 밤에는 대리운전을 하며 끝내 남해 바다가 바라다 보이는 그림같은 내집을 장만한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밤마다 출몰하는 귀신으로 파출소에 신고도 해보고 친구들을 불러 밤을 새우려고도 해보지만 이 귀신이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탓에 졸지에 겁쟁이 바보로 전락하고 만다. '귀신잡는 해병대' 출신 박필기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밤마다 박필기를 괴롭히는 귀신은 신혼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사고로 죽었지만 지방령이 되어 그 집을 떠나지 않고 남편을 기다리던 연화(장서희)였다.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전정권 탓만 하고 있는 현정부와 여당 인사들을 보고 있노라면 아마도 청와대와 한..
'봉은사 땅밟기'로 모욕당한 이는 '예수'였다 봉은사(주지 명진스님)는 794년 신라 원성왕 10년에 창건된 절이라고 한다. 이후 1498년 연산군 4년에 정현왕후가 봉은사로 이름을 바꾼 후 지금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종교를 언급하기에 앞서 1,200년을 살아 숨쉬고 있는 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그런 봉은사가 창건이래 최대의 능멸을 당했다고 한다. 아니 봉은사에서 갈기갈기 찢기고 모욕당한 이는 부처가 아니라 다름아닌 예수였다. 한 편의 동영상, 일부 얼치기 기독교인들의 '봉은사 땅밟기'라는 철없는 행동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찬양인도자학교 소속이라고 밝힌 젊은 기독교인들이 자체제작한 이 동영상에는 봉은사 대웅전 등에서 기독교식 예배를 보며 불교가 우상숭배라며 봉은사를 하나님의 땅이라고 주장한 모습들이 담겨져 있다. 또 이들은 "우리가 밟..
이 가을, 긴 여운이 남는 책은 어떨까? 법정스님의 말을 빌자면 '양서란 읽다가 자꾸 덮이는 책'이라고 했다. 이해하기 힘들어일 수도 있고 다시 읽고 싶어서일 수도 있다. 책을 과감히 덮을 수 있는 결단력은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용기라고 생각한다. 책읽기가 심적 부담이 되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보면 책꽂이 위의 책을 펴보는 것도 수월해지기 마련이다. 또 독서를 하다보면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이 생기게 마련이다. 읽을 때마다 새로운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책,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해주는 책, 업무나 학습을 위해 꼭 필요한 책 등이 바로 그것이다. 목적은 다르지만 긴 여운이 남는 책들이다. 다시 법정스님의 말을 빌자면 책읽기를 즐기는 독자들 누구나 '늘 가까이 두고 읽는 책'이 있을 것이다. 독서의 깊이가 별볼일 없는 나에게도 자주 읽는 책..
법정스님은 왜 이 책을 평생 간직했을까? ‘내가 죽을 때에는 가진 것이 없을 것이므로 무엇을 누구에게 전한다는 번거로운 일도 없을 것이다.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은 우리들 사문의 소유 관념이다. 그래도 혹시 평생에 즐겨 읽던 책이 내 머리맡에 몇 권 남는다면, 아침 저녁으로 “신문이오”하고 나를 찾아 주는 그 꼬마에게 주고 싶다.’ –법정스님의 『무소유』 중 중에서- 무소유를 몸소 실천하고 입적한 법정스님의 소박한 소망이 끝내 이루어졌다고 한다. 법정스님의 49재 3재가 치러진 지난 3월31일, 법정스님이 말하던 그 ‘꼬마’가 중년이 되어 나타나 스님이 남긴 6권의 책을 전달받았다고 한다. 이 중년의 신사처럼 행복한 이가 또 있을까? 이승에서의 빛나는 삶만큼이나 입적 후에도 각박한 세상을 아름다운 이야기로 촉촉이 적셔준 법정스님에게 절로 옷깃이..
법치 대통령 그리고 범법 국회의원 요즘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의 동료애가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는 모양이다. 법원의 공개 불가 판결에도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이 전교조 가입 교사들의 명단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해 법원으로부터 하루 3000만원의 간접 강제 이행금을 추징당할 처지가 되자 한나라당 동료 의원들이 명단 공개 동참도 모자라 자선 콘서트까지 열 계획이라고 한다. 게다가 정두언 의원은 전교조 교사가 많을수록 수능성적이 낮다며 확인되지 않은 근거도 없는 주장을 언론에 공개하고 나섰다. 무서운 세상이다.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면 싹부터 자르고 보는 이들이 민주주의를 외치고 자유를 얘기하는 섬뜩한 세상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말 한마디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북한과 뭐가 다른지 궁금하다. 그래도 이들은 북한 얘기만 나오면 치를 떤다. 거울에 ..
결혼, 서로 사랑하되 구속하지는 마라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에 구속되지는 말라. 서로의 잔을 넘치게 하되 한쪽 잔만을 마시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되 그대들 각자가 따로 있게 하라. 그대들의 마음을 주라, 그러나 지니지는 말라. 함께 서라, 그러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 말라. -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중에서 - 우리나라 이혼율이 OECD 회원국 중 1위라고 한다. 물론 국가간 비교에서 1위라는 수치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결혼에 관한 사회적 관습이나 환경이 다르고 경제적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1'이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부정적 의미의 '1'이라면 더 그렇다. 결혼도 이혼도 선택의 문제다. 결혼의 자유가 있다면 이혼의 자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