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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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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지처참 능지처참/티모시 브룩/너머북스/2010년 1904년 가을, 왕 웨이친(王維勤)을 처형장으로 데리고 가는 행렬은 베이징 성내에서 시작해 선무문(宣武門)을 지나 남쪽 ‘채소시장 입구(菜市口)’로 알려진 큰 시장 교차로까지 이어졌다. 중년 남자인 죄수는 북양군(北洋軍) 분대에 속해 있던 병사들과 함께 방책이 쳐진 수레를 타고 도착했다. 형부(刑部)에서 파견한 관리들도 이 행렬과 함께했다. 이 쌀쌀한 아침, 형부 관리들의 임무는 날이 밝기 전 교차로 옆에 미리 설치해 놓은 차양 아래에서 죄수 처형 절차를 감독하는 일이었다. 죄수를 처형하기에 앞서 형부 관리 한 명이 그의 범죄를 청(淸) 왕조의 대법전인 《대청율례(大淸律例)》에 정한 죄목과 언어를 사용하여 읽었다. 청 정부가 법의 테두리 내에서 내린 가장 가혹한..
빼꼼이 보이는 아침햇살이 아름다운 산책로 여행의 백미는 어쩔 수 없이 남는 아쉬움이 아닐까? 자주 하는 여행도 아닌데 꼭 뭔가 빠뜨리고 마는 준비 소홀의 아쉬움, 부불었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여행지에 대한 아쉬움, 일상으로 돌아오기 싫은 마지막날의 아쉬움...여행은 늘 채움을 기다린다. 급하게 서두르다 카메라를 빠뜨린 게 그랬고, 불만서린 숙박시설이 그랬고, 돌아오는 날 뒷풀이가 그랬다. 장령산자연휴양림에서 1박2일의 꿈같은 시간이 못내 아쉬워 1월1일에 개장한 보문산 아쿠아 월드를 찾았는데 사람홍수 속에 입구에도 못 미쳐 되돌아와야했다. 그 어느 때보다 기대 가득했던 여행 뒷풀이였는데... 문명의 이기가 삶의 여유만 앗아가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요놈의 휴대폰 때문에 여행을 언제고 들춰볼 수 있는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게 되었으니 때로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