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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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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거미 아레오프-에나프의 창조 이야기 아레오프-에나프Areop-Enap(나우루어로 ‘늙은 거미’라는 뜻)는 나우루(오세아니아 동북방에 있는 섬나라) 원주민 신화의 우주 창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나우루 신화에 따르면 태초에 우주에는 아레오프-에나프와 바다만이 존재했다. 아레오프-에나프는 어둠 속에서 먹거리를 찾던 중 거대한 대합조개를 발견했다. 아레오프-에나프가 대합조개를 기절시키기 전에 대합조개가 그를 먼저 삼켜 버렸다. 조개 뱃속을 탐색하던 아레오프-에나프는 작은 달팽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아레오프-에나프는 그 달팽이를 팔 아래에 놓고 3일 동안 잠을 잤으며 그의 힘의 일부를 달팽이에게 전달했다. 그런 다음 그는 더 큰 달팽이를 발견해 전과 같이 그의 팔 아래에 두고 3일 동안 잠을 자면서 그의 힘을 달팽이에게 전달했다. 잠에..
혼돈을 깬 홀과 숙의 정체는? 창조의 사전적 정의는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듦'이다. 또 '신이 우주 만물을 처음으로 만든 행위'를 두고 창조라고도 한다. 즉 무에서 유를 창출하거나 발명해 내는 것이 창조라는 것이다. 그러나 엄밀히 따지면 인류 역사상 어느 창조물이나 발명품도 완전무결한 무에서 비롯된 것은 없다. 마치 아무 것도 없는 것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혹은 인식하지 못하고 있지만 흩어져 있는 물질이나 기술, 정보 등을 수습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 창조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창조의 사전적 의미 중 하나인 '신이 우주 만물을 처음으로 만든 행위'도 사실은 무에서 유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 아니다. 전세계 어느 신화에서도 무에서 유를 창출하는 것을 창조로 정의하지 않는다. 무질서한 상태에 상태에 질서를 부여하..
섬의 탄생; 일본 열도 그리스 신화에서 바람둥이 제우스의 구애를 받아들이지 않고 도망다니던 아스테리아가 메추리아로 변해 바다로 뛰어든 지점에 생긴 섬이 델로스였다. 또 인도 신화에서는 바람의 신 바유가 메루 산에서 쫓겨난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메루 산의 신들을 공격해 메루 산 꼭대기를 뜯어 바다에 던졌는데 그 산 꼭대기가 지금의 스리랑카가 되었다고 한다. 한편 섬의 탄생이 한 국가의 창조 신화가 된 경우도 있다. 섬나라 일본의 경우가 그렇다. 일본은 크게 네 개의 섬 즉 홋카이도, 혼슈, 시코쿠, 규슈로 이루어져 있는 열도 국가다. 이 섬들의 탄생이 바로 일본의 창조 신화요 건국 신화다. 일본의 창조 신화는 여느 창조 신화와 마찬가지로 혼돈의 우주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주인공이 바로 이자나기(伊邪那岐)와 ..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형이 된 피라모스와 티스베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인 사랑은 전세계인이 다 아는 세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1564~1616, 영국)의 대표작 중에 하나다. 몬터규 가문과 캐풀럿 가문은 오랫동안 앙숙 관계였다. 하지만 몬터규 가문의 후계자 로미오는 친구에게 이끌려 변장한 채 참석하게 된 캐풀럿 집안의 무도회에서 캐풀럿 가문의 외동딸 줄리엣을 보고 첫눈에 반한다. 줄리엣도 마찬가지였고 두 사람은 열렬한 사랑을 나눈 뒤 이틀 후에 결혼식까지 올린다. 캐풀럿 가문에서는 줄리엣을 패리스 백작과 결혼시키려 하고 줄리엣은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로런스 신부와 상의해 이틀 가량 가사 상태에 빠지게 되는 수면제를 복용한다. 이 사실을 모르고 있던 로미오는 줄리엣의 죽음을 알게 되고 줄리엣 옆에서 독약을 마시고 죽는다. 얼..
반고, 우주를 창조하고 스스로는 자연이 되다 공자는 ‘태산에 오르니 세상이 작아 보인다’고 했다. 조선 시대 문장가 양사언도 ‘태산이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라며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라고 노력도 하지 않고 포기부터 하는 인간의 나약함을 비판했다. 도대체 태산이 얼마나 높길래 세상이 작아 보이고 하늘 아래 가장 높은 산으로 묘사되었을까? 사실 중국 산둥성에 있는 태산의 높이는 1,500미터 남짓한 평범한 산에 불과하다. 하지만 중국인들에게 태산은 한국인들에게 백두산이 그렇듯 신성한 산으로 여겨졌다. 도교의 성지면서 춘추전국시대 이래로 높은 산의 대명사가 된 태산에 대한 중국인들의 애정은 신화 속에도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세상을 창조한 거인 반고의 머리 부분이 변해 태산이 되었다는 것이다. 반고(盤古)신화는 중국 춘추전국..
아리송한 창조경제, 기본부터 시작하라 지난 달 박근혜 정부 첫 교육부 업무보고에서 교육부는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대학의 역할을 정립하고 구조개혁 및 지방대학, 전문대학 육성 등 주요 대학정책 방안 마련을 위한 민관 전문가로 대학발전기획단을 구성·운영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용노동부 장관은 '창조경제로 청년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방사청장도 '방위산업과 창조경제 전략산업을 집중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대통령을 비롯해 각 부 장관은 물론 장관 후보자들까지 기계적으로 외치는 말이 바로 '창조경제'다. 작년 대통령 선거 당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처음 주장하면서 시작된 '창조경제'는 새정부 출범 한 달이 갓 넘었지만 어느덧 익숙한 경제용어가 되었다. 문제는 귀에 낯설지 않다고 해서 이 용어의 의미를 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