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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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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그리움의 또다른 이름 김소월 시집/김소월/범우사 펴냄 바람 자는 이 저녁 흰 눈은 퍼붓는데 무엇하고 계시노 같은 저녁 금년은…… 꿈이라도 꾸며는! 잠들면 만나련가. 잊었던 그 사람은 흰 눈 타고 오시네. 저녁때. 흰 눈은 퍼부어라. -김소월의 '눈 오는 저녁' 중에서- 먹고 살기 힘든 사람들에게는 겨울보다는 여름이 낫다고들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춥고 배고픈 겨울보다야 발품이라도 팔면 배 곪을 일 없고, 별빛이 촘촘히 수놓인 밤하늘을 이불 삼아 어디에서고 누울 수 있는 계절이 여름이 아닌가! 겨울을 버텨내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가는 요즘은 더욱 그렇다. 눈 오는 날 이층 베란다에서 바라본 폐지 줍는 노인은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등이 굽어 몇 장 포갠 신문지 뭉치가 힘에 부쳐 보였다. 누군가에게는 콧노래 절로 나올 겨울..
21세기에 20세기 소월이 더욱 그리운 이유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은?',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은?'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많은 이들은 주저없이 소월 김정식을 꼽을 것이다. 그가 떠난 지 1세기가 가까워 오지만 소월의 시 마디마디에는 여전히 수천년간 심장 깊숙이 새겨진 한국인의 정서가 오롯이 녹아들어 있다. 그래서일까? 소월이 남긴 많은 시들은 노래로 만들어져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리고 있다. '부모', '진달래꽃', '산유화', '나는 세상 모르고 살았노라', '초혼', '엄마야 누나야' ... 그러함에도 소월이 20세기 과거 인물임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소월이 떠난 후 우리 사회는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격언이 무색할 정도의 변화를 거듭해 왔다. 이 변화는 빛의 속도로 미래를 압도할 것이다. 변화와 더불어 한민족이라는 순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