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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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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이기가 애물단지일 때도 있다 전화/도로시 파커(Dorothy Parker, 1893~1967, 미국)/1930년 제발, 하느님, 그 사람이 지금 저한테 전화 좀 하게 해 주세요. 사랑하는 하느님, 저한테 전화 좀 하게 해 달라고요. 다른 부탁은 안 할게요. 정말이에요. 큰 부탁도 아니잖아요. 힘든 일도 아니에요. 하느님한테는 아주 하찮은 일이니까요. 그냥 전화만 하게 해 주면 돼요. 네? 제발요, 하느님. 제발요, 제발, 제발. - 중에서- 누군가로부터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 이 여자. 무척이나 초조해 보인다. 그저 전화만 기다리는 게 아닌가 보다. 전화가 오면 받아야 할지 말아야 할지 도대체 갈피를 잡지 못한다. 500까지 다 세기 전에 받지 말아야지 하면서 숫자를 헤아려 보지만 얼마 못가 다시 '제발 좀 울려라' 하면서 아무런 반..
안토니오 무치 전화기에서 스티브잡스 아이폰까지 전화기는 누가 발명했을까? 학교에서 배운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천만의 말씀. 사실 그보다 먼저 발명한 사람은 이탈리아 출신의 '안토니오 무치'라는 사람이다. 안토니오 무치는 전화를 발명한 뒤 '영구 특허'를 낼 250달러가 없어서 1년짜리 특허를 냈다. 이후 돈이 부족해 갱신하지 못한 사이에 벨이 영구 특허를 내 버렸다. 2002년 미국 의회에서 안토니오 무치가 최초의 전화 발명가라고 인정을 받게 됐다.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최초의 전화기 발명가'가 누구냐고 물으면 '안토니오 무치'라고 해야 한다. 동전을 넣고 사용하는 공중전화가 한국에 처음 등장한 게 1962년, 카드와 동전을 겸용하는 전화기가 나온 것이 1995년이다. '삐삐'가 보편화됐던 1990년대 말은 호출받고 달려온 이들 덕분에 '공중전..
화가와 창녀와 현대 도시인의 공통점 도시의 향기/채영주/1993년 내가 아는 물고기들은 그런데 대체로 외롭다. 특히 아름다운 태국 버들붕어의 경우를 보라. 그들은 언제나 자기 자신 이외의 어느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다.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다가 동일한 족속의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들은 온몸을 핏빛으로 물들인다. 정열의 불길이 지느러미 구석구석까지 퍼져나간다. 그들에게는 두 가지 대안이 있을 뿐이다.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벌여 상대방을 죽이느냐 혹은 화려한 사랑행위를 시작하느냐, 그러나 어느 쪽을 택해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싸움으로 상대가 죽어도 그들은 혼자가 되며 사랑이 끝나도 수컷은 암컷을 쫓아버린다. 세상은 어차피 혼자라는 것을 몸으로 실천하며 살아가는 현자들인 것이다. - 중에서- 지독하리만치 '절대고독'에 집착하는 이가 있다. 그는 해..
"때르릉", 당신은 전화가 있어 행복하십니까? 염상섭의 /1925년 1876년 전화를 처음 발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장인 가디너 허바드는 당시 미국 최고의 전신회사인 웨스턴유니언사를 찾아가 전화기 특허권을 사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웨스턴유니언사는 내부 검토 결과 전화기는 신기한 장난감에 불과하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전화기는 결점이 너무 많아 통신수단으로 쓸 수 없다. 그저 장난감이나 신기한 물건일뿐이다.” 사실 전화를 최초 발명한 사람은 벨이 아니다. 안토니오 무치가 이미 1854년에 기계식 전화기를 발명했으나 1876년 벨이 전기식 전화기의 특허를 취득함으로써 잘못 알려진 것이다. 그로부터 1세기가 지난 1973년 모토로라 연구소의 마틴 쿠퍼는 자신이 최초로 만든 휴대전화로 친구와 이런 통화를 했다고 한다. 쿠퍼와 통화한 친구는 최초로 ..
백범, 일제의 심장을 정조준하다 백범 김구의 1896년 어전회의를 마친 고종은 급히 제물포로 전화를 걸었다. 일본군 대위 츠치다를 살해한 김창수란 자의 사형집행을 막기 위해서였다. 김창수는 황해도 안악군 치하포에서 우연히 평상복을 입은 츠치다를 만났다. 김창수는 그가 명성황후를 시해한 일본 낭인 중 한명으로 생각하고 분함을 이기지 못해 그의 칼을 빼앗아 그를 살해했다. 자신의 행동에 당당했던 김창수는 도피하지 않고 경찰에 체포되어 제물포 감옥에서 사형집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고종의 전화로 사형을 면한 그는 3년 후 탈옥하여 심산유곡을 방랑하며 훗날을 기약한다. 1896년 국내에 처음 도입된 전화에 얽힌 유명한 일화다. 김창수, 그가 바로 대한민국 국민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는 백범 김구다. 이 사건 이후 백범은 신분노출을 막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