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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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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병법서로만 보지마라 2차 대전 당시 영국의 명장으로 연합국 사령관을 지냈던 몽고메리가 1961년 9월 중국을 방문해 모택동을 만난 자리에서 전 세계 군사 아카데미와 사관학교의 교재로 삼자고 제안한 고전이 있다. 바로 손무(BC535년~BC480년)의 이다. 우리에게는 손자라는 명칭이 더 익숙하다. 세계적인 명장으로 이름을 떨쳤던 몽고메리가 왜 하필 수많은 병법서 중에서 2,500년이나 지난 을 그렇게 극찬했을까? 에는 전쟁에서 이기는 모든 수단과 방법이 망라되어 있기 때문이다. 삶을 송두리째 내놓아야 하는 전쟁은 피하는 게 최상책이다. 그러나 일단 어떤 형태로든 전쟁이 시작되었다면 이기는 것이 미덕(?)이다. 윤리를 논하고 도덕을 논하는 공자와 노자가 평시에 위대한 사상가라면, 전시에는 손무만한 위대한 사상가도 없다. 승리..
가출한 아내와 남편의 죽음 그리고 전쟁 바진(巴金, 1904~2005)의 장편소설 《차가운 밤》 바진(巴金, 1904~2005)은 루신, 라오서와 함께 중국의 3대 문호로 꼽힌다. 그는 무려 한 세기를 꽉 채우고도 남은 인생을 살았다. 프랑수와 미테랑 프랑스 전대통령의 “두 세기에 걸쳐 시련으로 단련하면서 끊임없이 스스로 부활의 원동력을 만들어낸 바진의 삶은 중국 그 자체이다.”라는 말처럼 바진은 중국의 근대와 현대를 관통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중국이 겪었던 질곡을 온몸으로 부딪치며 살았다. 중국이 자랑하는 문호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름이 낯선 이유가 그의 기나긴 삶 때문이라는 조금은 아이러니한 생각을 해본다. 《가》에 이어 만난 《차가운 밤》은 고전 작가로서의 바진을 더 이상 낯선 이름으로 기억해야만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기에 충분할 만큼..
유토피아, 꿈이 아닌 현실일 수 있다 유토피아(Utopia)는 그리스어 ‘U(없다)’와 ‘topos(장소)’의 합성어로 ‘어디에도 없는 땅’이란 뜻이다. 단어만 놓고 본다면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유토피아다. 여기서 궁금증 하나. 왜 한낱 망상에 불과한 유토피아를 저 유명한 철학자 플라톤은 ‘아틀란티스’로, 베이컨은 ‘벤살렘 섬’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일까?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직접 유토피아를 방문하는 수 밖에 없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라면서무슨 수로 방문한단 말인가! 걱정마시라. 책이 있지 않은가! 책에서는 가지 못할 곳이 없으니 말이다. 토마스 모어(Thomas More, 1478~1535)가 쓴 [유토피아]의 원제는 이다. 오늘날 ‘이상사회’라는 의미의 ‘유토피아’는 토마스 모어가 만들어낸 신조어였다...
북풍(北風) 조장하는 나경원, 천박스럽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닥쳐올 북풍을 예고하듯 흐드러진 벚꽃 사이로 불어오는 춘삼월 바람이 살을 에인다. 눈이 시리도록 빛나는 꽃을 시샘하는 동장군도 스쳐지나가는 앙탈일뿐 짙어가는 봄빛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최근 한명숙 전국무총리가 '곽영욱 뇌물수수 사건' 재판에서 무죄판결을 받으며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급부상하자 '실패한 정권'의 '실패한 총리'로 비난했던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지난 10년 동안 북한에 퍼부은 4조원이 어뢰로 돌아왔다며 신북풍 조장의 선봉임을 자임하고 나섰다. 나경원 의원의 발언이 더더욱 씁쓸한 이유는 천안함 침몰로 40여명 젊은이들의 희생으로 온국민이 슬픔에 잠겨있는 시점에서 그들의 불꽃같은 희생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경원 의원 뿐만 아니다. 한나라당 ..
교과서에서는 가르쳐주지 않은 인류 최초의 대서사시 우룩의 왕 길가메시(Gilgamesh)는 ‘영원한 생명’을 찾아 죽음을 불사한 모험을 했다. 그의 또 다른 자아(自我)이자 친구인 엔키두(Enkidu)와 함께... 과연 그는 모험을 통해 불사의 무엇을 구했을까? 세상 어느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힘을 가진 길가메시였지만 결국 그도 반신반인(半神半人)인, 인간의 숙명을 갖고 태어난 죄로 생물학적 죽음을 피할 수는 없었다. 맞다 생물학적 죽음일 뿐이다. 그가 그토록 욕구했던 ‘영원한 생명’은 4,000년 이라는 기나긴 세월을 흙 속에 잠들어 있었지만 21세기 나와 함께 호흡하고 있으니 어쩌면 그의 불같은 꿈이자 욕망이 실현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불사의 생명을 얻고자 끝없는 여행을 했던 길가메시의 땅에 지금은 사치스런 ‘영원한 생명’보다 내일의 태양마저 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