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분씨 (1) 썸네일형 리스트형 금택씨와 재분씨는 어떻게 되었을까 다리 저는 금택씨가 축구공을 산 건 2주전이란다 근린공원 안에 새로 생긴 미니 축구장 인조잔디를 보고 벌초 끝난 묏등 보듯 곱다 곱다 하며 고개를 외로 꼬기 석달 만이란다 평생 다리를 절고 늙마에 홀로된 금택씨가 문구점에 들어설 때 하늘도 놀랐단다 보는 이 없어 사람만 빼고 동네 만물은 모두 그가 의정부 사는 조카 생일선물 사는 줄 알았단다 삭망 지나 구름도 집으로 간 여느 가을밤 금택씨는 새벽 세시 넘어 축구공을 끼고 공원으로 가더란다 열시면 눈 감는 가등 대신 하현달에 불을 키더란다 금택씨 빈 공원 빈 운동장을 몇번 살피다가 골대를 향해 냅다 발길질을 하더란다 골이 들어가면 주워다 차고 또 차고 또 차더란다 그렇게 남들 사십년 차는 공을 삼십분 만에 다 차넣더란다 하현달이 벼린 칼처럼 맑은 스무하루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