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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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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을 꿈꾸는 당신, 중력과 맞서 싸워라 산타페로 가는 사람/김승희/1994년 F =Gm1m2/R2 F: 두 물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 G: 중력상수, m1,m2: 두 물체의 질량, R: 두 물체 사이의 거리. 물이 상류에서 하류로 흐르고, 물체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지는 것은 만고의 진리였다. 근거는 없지만 종교적 믿음과 다를 게 없었다.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급한 과학적 영감을 얻기 전까지는. 그것은 바로 모든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만유인력, 중력 때문이었다. 김승희의 소설 전편에서 독자는 '중력'의 압박을 고통스럽게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한편 '중력'의 압박은 '비상'이라는 탈출구를 향해 젖먹던 힘까지 쏟아내게 한다. 의 대결구도는 '중력'과 '비상'이다. 저자가 양자의 대결구도를 통해 힘겹게 발견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
12월, 침묵하는 다수의 저항이 시작된다 베르코르(1902년~1991년)의 /1942년 권력의 언론장악 음모는 집요하다. 권력의 속성상 피해갈 수 없는 역사의 반복이라지만 현정부의 노골적인 언론장악 음모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를 방불케 했다. 그렇다면 언론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완벽한 변신을 해야 하는 게 그들의 책임이자 의무란 말인가. 문제는 권력의 언론장악 음모를 일부 언론인의 출세의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하고 또 어떤 언론은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그런 음모에 편승하고 만다는 것이다. ‘제4부’라 일컫는 언론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는 그 표현 자체가 무색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권력의 직접적인 통제를 벗어난 언론들도 자기검열을 통해 스스로 권력의 시녀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이다. 결국 국민들은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고 권력의 일방적인 독..
그는 왜 독가마에서 생을 마감했을까? 황순원의 /1950년 대한민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닌 성인이라면 가장 친숙한 작가 중 한 명이 황순원이 아닐까 한다. , , , , , 등 교과서에 직접 실렸거나 비중있는 수업 부교재로 다뤄진 작품들이 수두룩하다. 그의 한국 문학사적 위치를 떠나 유독 교과서에 그의 작품들이 많이 실린 이유는 무엇일까 궁금해 하는 독자들이 꽤 있을 것이다. 우선 나 에서 보듯 10대의 감수성이 녹아든 그래서 청소년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소설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하나는 기계적 중립을 요구하는 교육의 특성상 순수문학을 추구했던 황순원의 작품세계가 교과서와 맞아떨어졌는지도 모른다. 한편 그가 추구했던 순수문학이 반공이데올로기를 의식한 자기검열의 결과라는 어느 비평가의 설명은 역사의 소용돌이를 비껴가지 못한 작가의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