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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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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책읽기, 만화책과 깡통의 같고도 다른 것 어린 시절 추억의 책장을 넘기다보면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만화다. 예나 지금이나 극성스런 교육열 탓에 부모들의 아이들에 대한 금지사항 중 하나가 만화였지만 어찌됐건 만화와 얽힌 어린 시절은 가장 행복한 시간 중 하나였을 것이다. '미래소년 코난', '마징가 Z', '은하철도 999', '천년여왕', '로보트 태권V'…. 필자 또래의 세대들에겐 아직도 주제곡을 흥얼거릴만큼 어린 시절 추억의 한 켠을 채우고 있는 만화들이다. 애니메이션 만화 말고도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없는 만화방은 킬링 타임으로 이만한 게 없었을 것이다. 불량 청소년들이나 출입한다던 어른들의 믿음과 달리 실제로 누구든 만화방에서 하루종일 죽치고 앉아 만화 삼매경에 빠져보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은 아마도 없지싶다. 게다가 이발관..
비올레타의 동백꽃이 참죽나무가 된 사연 프랑스 파리 사교계의 미모의 무희 비올레타와 프로방스 출신의 순정적인 청년 알프레도와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오페라 '라트라비아타'가 생경한 독자도 파바로티의 목소리로 유명한 '축배의 노래, Libiamo ne’ lieti calici' 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에서 비올레타와 알프레도가 첫 눈에 반한 장면에서 둘이 부른 노래가 바로 '축배의 노래, Libiamo ne’ lieti calici'다. 베르디(Giuseppe Verdi. 1813∼1901)가 작곡한 '라트라비아타'는 1853년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처음으로 공연됐고, 우리나라에서는 1948년 1월 명동 시공관에서 '춘희'라는 제목으로 첫선을 보였다. 오페라 '춘희'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공연될 당시 좌우 대립이 극렬했던 정치..
이솝우화에서 여치가 베짱이로 둔갑한 사연 겨울이었습니다. 개미가 저장한 곡식이 젖어서 말리기 위해 그것을 펴 널고 있었습니다. 배고픈 매미가 먹을 것을 달라고 부탁을 했지요. "왜 너는 우리처럼 여름에 먹을 것을 모아두지 않았니?" 하고 개미가 말했습니다. "노래 부르느라고 시간이 없었거든." 하고 매미가 대답했습니다. 개미가 코웃음을 쳤습니다. "여름에 노래했으니 겨울에는 춤이나 추렴." - '게으름뱅이여, 개미한테 가보라' 중에서- 우리가 '이솝'이라고 부르는 '아이소포스(Aisopos)'는 고대 그리스의 전설적 인물이다. '전설적 인물'이라는 소개에서 보듯 이솝에 관한 기록들은 그리 많지 않은 편이다. 페르시아 전쟁을 중심으로 그리스와 동방의 여러나라 전설과 역사를 기술한 의 저자인 고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Herodotos, BC4..
중국과 일본의 역사왜곡, 혜보는 이렇게 대응했다 유득공(1748~1807년)의 /1784년 기존에 6352km라던 중국의 만리장성이 2009년에는 8851km로 늘어나더니 최근에는 2만1196km로 2009년 발표보다도 2배 이상 늘어났다. 중국이 이처럼 고무줄 늘리듯 만리장성의 길이를 부풀리는 것은 누가 봐도 다민족 국가인 중국의 정치적 의도로 현재 중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중국의 역사로 만들기 위한 중국의 국가적 연구사업인 동북공정의 일환임이 분명하다. ‘고무줄 만리장성’의 변천과정을 보면 중국의 이러한 속셈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기존에 중국이 홍보해왔던 만리장성의 길이는 중국내 자위관에서 산하이관으로 말 그대로 만리에 불과했으나 2009년에는 만리장성의 동쪽 끝을 단둥의 후장산성이라고 늘려 발표했다. 후장산성은 당 태종의 공격에도 함..
장근석의 도쿄돔보다 화려했던 조선통신사의 일본행렬 박유나의 /일러스트 이우일/2011년/뜨인돌 #1. 도쿄돔을 가득 메운 4만여 일본팬들은 자리에 앉아 파도타기를 하며 장근석의 귀환을 기다렸다. 일본인들에게 '장근석'이라는 단어는 발음하기 힘들다고 하던데 그래도 '장근석' 세 글자는 도쿄돔을 펄펄 끓는 도가니로 만들고 있었다. 드디어 장근석이 등장한다. 일본팬들의 우뢰와 같은 함성 소리에 거대한 도쿄돔은 마치 부상이라도 할 것 같다. 형형색색의 야광봉으로 물든 도쿄돔은 장근석의 몸짓 하나에 하나에 괴성 아닌 괴성으로 가득찬다. '웰컴 투 마이 월드'라고 외치며 등장한 장근석은 무대 곳곳을 누비며 이날 하루만큼은 도쿄돔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2. 1719년 조선통신사 일행의 일본 행렬에는 쓰시마 군사 1,300명이 동원되었다. 대마도에서 에도 사이에 ..
아동도서, 출판시장의 큰손으로 등극하다 전자책의 등장으로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는 아직까지는 기우인 듯 하다. 특히 IT 강국이라 자부하는 국내 출판시장에서 전자책의 부진은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현정부 출범 이후 정보통신부를 없애는 등 IT 분야에 대한 인식부재로 IT 강국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도 문제다. IT 강국인 한국에서 전자책 시장이 지지부진한 이유로는 시스템 환경과 전자책에 걸맞는 콘텐츠 부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이티투데이에 따르면 각 유통사의 콘텐츠에 걸려있는 DRM 때문에 뷰어들의 호환이 불가능해 다른 전자책 유통사에서 구매를 하면 기존 유통사의 뷰어에서 볼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변환시키는 콘텐츠가 아닌 전자책만을 위한 전자책다운 콘텐츠가 부족한 점도 전자책 시장의 성..
착각이 주는 그 달콤하고 씁쓸한 이야기 백수린의 /2011년 맨 정신으로는 참 살기 힘든 세상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삶을 포기한 사람들의 이야기, 연일 쏟아지는 어른들의 그것을 빼다 닮은 아이들의 폭력 뉴스, 아이 분유값 때문에 범죄자가 된 어느 아빠의 기막힌 사연, 세계화란 미명 하에 일터에서 쫓겨난 사람들, 강의실과 직장 대신 비틀거리는 네온싸인 아래를 방황하는 청춘들. 맑은 정신으로 산다는 것은 고통이 되어 일상을 짓누른다. 두 어깨에 지구를 받치고 신음하는 아틀라스처럼. 사람들은 일탈을 꿈꾼다. 결코 아름다울 수 없는 이 단어가 낭만처럼 느껴지는 것은 정신없이 변해가는 현대사회의 속성에 누군가에 의해 내팽개쳐진 내 삶의 무게가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 속 비현실의 허상 속에서 낭만을 찾아야만 하는 주객이 전도된 세상. 그래서 우..
지리산 뻐꾸기가 평생 간직한 회중시계의 비밀 문순태의 /1988년 인터넷 서점을 뒤져봐도 인터넷을 검색해 봐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던 책이 마치 운명이었던 것마냥 어느날 책장 깊숙한 곳에서 아무렇게나 누워서 나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다. 휴지가 밀리지도 않을만큼 묵은 먼지가 쌓인 책표지는 세정제를 동원하고서야 비로소 제 빛을 찾는다. 누렇게 바랜 책장을 넘길 때마다 세월에 익을대로 익은 캐캐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기억 저 편으로 사라졌던 깨알같은 글자들이 흑백필름 돌아가듯 하나 둘 추억을 끄집어낸다. 고등학교 시절 교과서가 다가 아니라는 철없는(?) 생각에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샀던 그 책, 문순태의 는 20년을 훌쩍 넘은 시간동안 나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책 표지에 실린 작가의 젊었을 적 사진은 초로의 노인이 되어 인터넷 속에 남아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