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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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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발론, 아더 왕의 영원한 휴식처이자 이상향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형을 형이라 부르지 못했던 사내가 있었다. 조선시대 허균의 한글 소설 제목이자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했다는 의적 홍길동이었다. 홍길동은 철저하게 신분사회였던 조선에서 서자로 태어난 억울함을 새로운 사회에의 꿈으로 해소했고 활빈당의 우두머리가 되어 탐관오리의 재물을 빼앗아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홍길동은 연산군으로부터 제의받은 병조판서 자리도 거부하고 부하들과 함께 바다 건너 율도국이라는 섬나라의 왕이 되었다고 한다. 홍길동에게 율도국은 출신 성분에 따른 신분 차별이 없는 이상향이었을 것이다. 물론 봉건제도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족했던 당시로서는 율도국이 완전한 이상 사회였다기보다는 홍길동 자신이 말년을 편안하게 보낼 수 있었던 휴식처로서의 의미가 더 강했을 것이..
천재 과학자 뉴턴이 범죄 수사관이었다고? 뉴턴과 화폐위조범/토머스 레벤슨 지음/박유진 옮김/뿌리와이파리 펴냄 1695년, 53살의 아이작 뉴턴은 이미 당대 최고의 지성인으로 명성이 자자한 상태에서 뜻밖의 전직을 했다. 연금술을 평생 은밀히 연구해오다 신경 쇠약에 걸린 후 위안을 찾던 뉴턴은 대학 생활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그간 혁신적인 발견을 수차례 해낸 곳 케임브리지를 뒤로하고 런던으로 가서 영국 조폐국 감사직을 맡았다. 그런 뉴턴보다 먼저 런던으로 간 또 다른 천재가 있었으니 바로 범죄자 윌리엄 챌로너였다. 화폐 위조에 비상한 재주를 갖춘 덕분에 챌로너는 런던 암흑가에서 급부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챌로너는 만만찮은 신임 조폐국 감사와 맞닥뜨리게 되었다. 현대적 의미의 화폐가 막 등장하고 있던 17세기 런던의 법정과 거리에서 두 사람의 ..
길포드 사건과 영화 '아버지의 이름으로' 2005년 2월 9일 영국 블레어 총리는 성명을 내 30년 전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블레어 총리는 "그들이 겪은 시련과 부당함에 사과를 표한다"며 "가족들이 겪은 상실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고 밝혔다. 도대체 30년 전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국가를 대표하는 총리가 뒤늦게 사과까지 했을까? 사건은 1975년 10월 5일 영국의 어느 술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가 폭력의 희생자가 된 젊은이들 1975년 10월 영국 길포드 술집에서 IRA(아일랜드 공화국군, Irish Republican Army) 테러와 관련해 폴 힐(Paul Hill), 제리 콘론(Gerry Conlon), 패트릭 암스트롱(Patrick Armstrong), 캐롤 리처드슨(Carole Richardson)라는 이름의 4명의 청년이..
희대의 살인마 잭 더 리퍼의 진짜 이름은 어느 정치인이 자신의 정치 철학을 '저녁이 있는 삶'이란 캐치프레이즈로 홍보했다. 충분한 복지 정책을 통해 모든 국민들이 좀 더 안정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살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많은 국민들이 최소한의 복지 혜택도 누리고 있지 못한 현실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말이기도 했다. 저녁이 있는 삶. 나의 '저녁이 있는 삶'은 일주일에 딱 한 번이다. 5년 째 딱 하루만 저녁이 있는 삶(?)을 살고 있다. 야간일을 하다보니 출근 전에 먹는 저녁 식사는 사실상 아침 식사나 다름없다. 딱 하루, 토요일만 누구나처럼 온전한 저녁 식사를 하고 저녁 시간을 즐긴다. TV를 볼 수 있는 시간도 토요일 저녁뿐이다. 그렇게 TV 시청을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일주일에 딱 한 번이라는 현실 때문인지 토요일만은 TV를 만끽..
찰리 채플린과 우나 오닐의 큰크리트 사랑 유명인 숭배 신드롬(Celebrity Worship Syndrom)이라는 용어가 있다. 스포츠 스타, 연예인 등 유명인에게 과도하게 집착한 나머지 범죄까지 저지르게 된다는 것이다. 유명인 숭배 신드롬의 증상으로는 범죄는 물론 좋아하는 유명인이 사용했던 물건 수집에 집착하거나 무의식적으로 하루종일 유명인을 생각하는 행위 등이다. 2009년 故 최진실 유골을 훔쳐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범인도 ‘최진실이 꿈속에 나타나 무덤을 옮겨달라’고 진술하는 등 ‘유명인 숭배 신드롬’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 ‘록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도 ‘유명인 숭배 신드롬’ 때문에 죽어서도 수난을 당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엘비스 프레슬리가 사망한 1977년 ‘내셔널 인쾨이어러’라는 주간 대중잡지가 대박이 터지는 일이 발생했다. 엘비..
셜록 홈즈는 코난 도일의 지적 재산이 아니다? 최근 미국에서는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고 셜록 홈즈 이야기를 영화로 만든 영화 제작사와 작가에게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지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주 법원 루벤 카스틸로 주심 판사는 셜록 홈즈 캐릭터와 스토리 라인이 더이상 코난 도일(Arthur Ignatius Conan Doyle, 1859~1930, 영국)의 지적 재산권이 아니라 공공 자산이라고 판결했다. 단 코난 도일이 1923년 이전에 쓴 스토리 라인과 캐릭터에만 적용된다는 점을 지적했다. 등 1923년 이후의 작품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국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판결은 를 비롯한 다른 셜록 홈즈에 영감을 받은 책들의 저자인 레슬리 클린거가 저작권법에 의해 여전히 코난 도일의 지적 재산권으로 남아있는 ..
드디어 밝혀진 알렉산더 대왕 사망 미스테리 동서고금을 통해 책을 즐겨 읽기로 유명한 인물 중 한 명이 알렉산더 대왕(Alexandros the Great, BC 356~BC 323)이다. 마케도니아의 왕 재위 시절 그리스와 페르시아, 인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해 그리스 문화와 오리엔트 문화를 융합해 헬레니즘 문화의 기초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 알렉산더 대왕은 원정 때마다 책을 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독서지만 보통의 인내로는 삶의 일부가 되기 힘들 터, 전장에서 책을 읽었다니 이만한 독서왕이 있을까 싶다. 그가 즐겨 읽었던 책은 호메로스의 시였다고 한다. 알렉산더 대왕이 즐겨 읽었다는 호메로스의 대서사시 속 영웅 아킬레우스가 바로 그 자신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미인박명이라고 했던가! 알렉산더 대왕은 33살이라는 젊은..
양심적 작가의 일갈; 규장각 도서 반환을 촉구하며... 우리에게는 [장발장]으로 더 익숙한 [레미제라블]의 작가 빅토르 위고(Victor Hugo )의 동상이 중국의 수도 베이징에 세워진다고 한다. 그것도 서구에 대한 중국인의 분노가 서려있는 옛 중국황실의 정원이었던 원명원에 말이다. 빅토르 위고가 프랑스의 대문호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없을진대, 중국에 빅토르 위고의 동상이 세워진다니 그 사연이 궁금했다. 홍콩의 유력 일간지 는 그 사연을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우리도 중국과 같은 과거 역사를 경험했고 또 그 역사가 지금도 진행중이기에 가볍게 넘길 수 없어 그 전문을 번역 소개하고자 한다. 150여년 전 베이징 북쪽에 있는 원명원 약탈로 비난받아온 영국과 프랑스는 여전히 중국인들로부터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단 한 명의 인물을 제외하고 말이다. 19세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