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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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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매이는 여자' 그녀는 왜? [20세기 한국소설] 중 박종화의 『목매이는 여자』/「백조」3호(1923.9)/창비사 펴냄 성삼문, 하위지, 이개, 유성원, 박팽년, 유응부를 기억하는가? 이들은 어린 임금 단종의 복위를 도모하다 수양대군, 세조에 의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지조와 절개를 상징하는 인물들이다. 역사는 그들을 사육신(사六臣)이라 부른다. 사육신과 함께 또 기억해야 할 인물들이 있다. 김시습, 원호, 이맹전, 조려, 성담수, 남효온. 이들은 단종복위운동이 실패로 끝나자 관직을 거부하고 재야에 묻혀 살았다. 살아서 주군에 대한 충성을 다했으니 이들을 생육신(生六臣)으로 역사는 기록하고 있다. 승자의 기록이라는 역사가 그들을 어떻게 기억했고 또 어떻게 기억하든 그들은 멋진 남자였다. 12명의 멋진 남자와 동시대를 살았던 천재가 ..
G20정상회담이 되살린 21세기 속 20세기 대한민국 기대와 설레임으로 맞이했던 새 천년의 축포가 터진지 벌써 10년이 되었다. 한 세기도 다 못 채우고 사는 게 인간인데 두 세기의 역사를 경험하게 됐으니 이만한 행운도 흔치 않을 듯 싶다. 옛 사람들은 강산이 10년에 한 번 변한다 했다지만 요즘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속도라면 족히 두 세 번은 옷을 갈아입었을 세월이다. 21세기가 불과 10년이 지났을 뿐인데 20세기가 흑백TV 속 세상으로 추억되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닐까? 그래도 늘 추억여행에는 애틋함이 있다. 따뜻함이 있다. 그런데 여기 되살리고 싶지 않은 추억들이 있다. 그러나 매일같이 재현되는 악몽같은 추억여행에 미래마저 뿌연 안개 속으로 사라질 듯 꺼져가는 불빛이 애처롭다. 최근 몇 년 새 '대한 늬우스' 속으로 들어가 버린 현실은 를 통해 절정으로..
한국인이라면 꼭 읽어야 할 필독서 삼국유사 - 일연 지음, 김원중 옮김/민음사 거창하고 대담하다. 읽기도 어렵고 이해하기도 난해한 책을 과감히 꼭 읽어야 할 필독서라는 제목을 붙이다니 말이다. 그렇지만 우리 교육현실을 볼 때 결코 지나친 자만심은 아닐 것으로 확신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2011년부터 그동안 고등학교 1학년생들이 필수과목으로 배우고 있는 한국사가 선택과목으로 전환된다고 하니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과거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과거를 삭제해 버리고 미래를 설계한다는 우리교육이 과연 정상적인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부식의 [삼국사기]와 일연의 [삼국유사]는 교과서마저 외면한 우리의 자화상을 발견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김부식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