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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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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짠 러시아 텃세 vs 맵짠 연아 맵짜다 한국인 밥상에서 가장 대표적인 음식이 김치다. 있으면 손이 가지 않은 때도 있지만 막상 없으면 가장 생각나는 반찬이 김치다. 김치 없는 밥상이란 제 아무리 산해진미로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라도 허전하기 그지 없다. 또한 한국인의 김치를 대표하는 맛이 맵고 짜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코끝으로 전해져 오는 매운 냄새에 맛을 보기도 전에 고개부터 흔들고 본다. 각 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에 비단 김치만 매운 것이 아닌데 말이다. 게다가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오래 사는 것보다 얼마나 건강하게 사느냐로 관심사가 옮겨지면서 김치도 일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는 듯 하다. 맵고 짠 음식이 건강에 해롭다는 각종 연구 보고서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치라고 다 매운 것만은 아닌데, 가령 물김치나 동치미처럼 전혀 ..
우리는 제3인간형을 강요받고 있는 건 아닐까 안수길의 /1953년 요즘 한국사회를 보면 카오스도 혀를 내두를 정도다. 땅과 하늘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뒤섞여있던 혼돈의 시대는 천지가 사람으로 바뀌었을 뿐 영락없는 닮은꼴이다. 녹색성장을 얘기하면서 땅을 파헤치고 공정사회를 외치지만 승자독식의 방정식은 점점 더 확고해져만 간다. 아이들이 미래의 희망이라면서 그들의 굶지않을 권리를 두고 이전투구가 한창이다. 학자금을 갚기 위해 학생들이 강의실을 떠나니 상아탑이란 말은 교과서에서나 들릴 뿐이다. 산업역군이니 수출역군이니 하는 사탕발림 뒤에서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노동자들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통일을 얘기하면서 서로의 허물을 헐뜯는 걸로 날새는 줄 모른다. 왜곡된 과거를 청산하자니 청산 대상자의 후예들이 견고한 권력의 성을 구축하고 있다. 앞으로만 굴러..
일제 강점기 낭만주의 소설을 어떻게 볼 것인가 안수길(1911~1977)의 /「춘추」27호(1943.4) 인간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이 말은 인간이 자연과 떨어져서 살 수 없다는 필연의 법칙이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도시화의 급속한 진행으로 콘크리트가 흙을 대신할수록 자연과 고향에 대한 회귀본능이 강렬해지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결국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는 말의 진짜 의미는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은 결코 인간의 지배대상이 될 수 없다는 말일 것이다. 끊임없이 자연을 정복해가는 인간이지만 결국 재앙이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자연의 복수를 답습하며 살아가는 게 또한 인간이다. 안수길의 소설 에는 자연과의 교감에 실패한 인간이 어느 정도까지 피폐해지는지를 잘 보여준다. 농촌소설이면서 개척소설인 는 일제 강점기 만주를 배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