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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킬레스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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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킬레스건은 안녕하십니까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운 몸짓은 무엇일까? 가차없이 리듬체조를 꼽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긴 다리와 큰 눈, 작은 얼굴 등 신체조건 때문에 서양의 전유물로만 알았던 리듬체조가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는 최고의 흥행종목이었다. 바로 손연재 선수 때문이었다. 다소 과장된(?)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매트 위에만 올라서면 천상에서 날갯짓 하는 한 마리 새가 따로 없다. 어디 한 구석 예쁘지 않고 귀엽지 않은 곳이 없다. 하지만 TV에 공개된 손연재 선수의 발은 반전도 이런 반전이 아닐 수 없었다. 슈즈를 벗은 발 사진에서 발톱은 모두 빠져 있고 발가락은 모두 휘어져 있었다. 그러면서 발목이나 아킬레스건은 부상을 달고 사는 편이라고 말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짠하게 했다. 세상에 공짜로 주어..
우정 때문에 불로초를 찾아나선 사나이 길가메시 서사시/N.K 샌다즈 해설/이현주 옮김/범우사 펴냄 그때 우룩의 한 곳에서는 사랑의 여신을 위해 신방이 차려져 있었다. 신부가 신랑을 기다리는 한밤중, 길가메시가 일어나 그 집으로 들어가려 하였다. 그 순간 엔키두는 박차고 일어나 길 한복한에 막아섰다. 강자 길가메시가 그 집에 도착하여 문에 서 있는 엔키두를 맞닥뜨렸다. 엔키두는 다리를 벌리고 그를 못 들어가게 막았다. 둘은 서로 으르렁거리다가 황소처럼 붙들고 늘어졌다. 그 바람에 문지방이 부서지고 벽들이 흔들렸다. 마치 황소처럼 콧김을 내뿜으며 그들은 서로 엉겼다. 문들이 박살나고 벽들이 흔들렸다. 드디어 길가메시가 땅 속에 다리를 박은 채 무릎을 꿇었고 이어서 엔키두도 쓰러졌다. 그 순간 그의 난폭한 성질이 사라졌다. 엔키두는 넘어지면서 길..
지옥을 흐르는 4대강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권선징악(勸善懲惡)은 인지상정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한다. 게다가 선한 자와 악한 자가 죽어서 가는 곳도 이름만 다를 뿐 동일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양권에서는 선한 자가 죽어서 하늘 나라로 가고 악한 자는 죽어서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선한 자가나락으로 떨어진다거나 악한 자가 하늘 나라로 간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서양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지하 저 깊은 곳에는 '타르타로스'라는 지옥이 있다고 한다. 사실 타이타로스는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계보를 따지자면 태초의 하늘의 신 아이테르와 대지의 신 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신으로 최상위에 속하는 신이다. 아마도 신들이 보기에 인간은 늘 영악하고 무례하고 싸우기를 좋아해서 하늘과 땅에 이..
아킬레스건의 유래를 아는가? 호메로스의 /BC 8세기(?) ‘아킬레스건을 잡아라’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상대방을 제압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약점’을 뜻하는 아킬레스건은 어디에서 유래됐을까? 트로이 전쟁의 영웅 중 한 명인 아킬레우스(Achileus)의 독특한 신체 구조에서 비롯되었다. 그리스 신화에서 인간인 아킬레우스의 어머니는 ‘지혜의 여신’으로 테티스이다. 테티스는 아킬레우스의 발뒷꿈치(아킬레스건)를 잡은 채로 스틱스 강(그리스 신화에서 저승을 돌아 흐른다는 강)에 담가 발뒷꿈치만 인간이고 나머지는 신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인간의 특성을 지닌 발뒷꿈치만 상처를 입는다는 뜻에서 생겨난 말이다. 호메로스(Homeros, BC 9c~8c?)의 『일리아스』는 반신반인인 아킬레우스를 비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