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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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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자가 젊은 여자에 집착하는 이유 소녀병/다야마 가타이(田山花袋, 1871~1930, 일본)/1907년 한 남자가 있다. 생긴 걸로 치면 볼품 없을 정도가 아닌 오싹할 정도로 형편없다. 나이는 어림잡아 서른일곱 여덟 정도이고, 새우등에 들창코, 뻐드렁니, 거무스름한 구렛나룻이 얼굴의 반을 덥수룩하게 덮고 있어 언뜻 보면 무서운 생김새다. 그러니 젊은 여자들이 낮 시간에 마주쳐도 오싹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그런 생김새와는 어울리지 않게 눈은 온화하고 성격은 상냥하며 끊임없이 무언가를 동경의 시선으로 바라본다. 이 남자의 독특한 취향? 나쁜 버릇? 이 남자의 이름은 스기다 고죠로 젊은 시절 꽤 이름있는 소설가였다. 서른일곱이 된 오늘날에는 별 볼일 없는 잡지사의 직원이 되어 보잘 것 없는 잡지 교정이나 하고 있지만 한 때는 대중의 박수..
자기혐오는 어떻게 아름다운 문학이 되었나 아름다운 얼굴/송기원/1993년 문학을 삶의 어떠한 가치보다 우위에 놓고 그것에 끌려 다니던 문학청년 시절의 탐미주의부터 비롯하여, 머지않아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르러서도 아직껏 아름다움 따위를 찾는다면, 남들에게 철이 없거나 얼마쯤 덜떨어지게 보이리라는 것을 모르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쭙잖게 고백하건대, 십 년 가까이 단 한 편의 소설도 쓰지 못한 채 거의 절필상태에서 지내다가 가까스로 다시 시작할 작적을 하게 된 것은 바로 아름다움 때문이다. - 중에서- 1980년 5월 광주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무력으로 진압한 전두환 일당은 그 해 7월4일 중대 발표를 한다. 당시 계엄사 당국은 김대중이 집권욕에 눈이 어두워 자신의 사조직인 민주연합 집행부에 복학생을 흡수, 학원조직에 연결시켜 서울대·전남대생 ..
아름다움은 욕구가 아니라 희열이다 괴로운 이와 상처받은 이는 말하리, "아름다움이란 친절이요 정다움. 마치 그녀 자신의 영광이 조금은 부끄러운 젊은 어머니처럼 그것은 우리 사이를 거니는 것." 또 정열적인 이는 말하리, "아니야, 아름다움이란 힘이나 공포같은 것. 마치 폭풍처럼 우리 발밑의 땅을 흔들고 우리 위의 하늘을 흔드는 것." 피곤하고 지친 이는 말하리, "아름다움이란 부드러운 속삭임. 그것은 우리 영혼 속에 말하는 것. 그 목소리는 마치 그림자가 두려워서 떠는 가냘픈 빛처럼 우리 침묵을 따르는 것." 그러나 침착하지 못한 이는 말하리, "우리는 그곳이 산속에서 외치는 걸 들었으며, 그것과 함께 말발굽 소리, 날개치는 소리 그리고 사자의 울부짖음도 들었노라." 밤이면 마을의 파수꾼은 말하리, "아름다움은 새벽과 더불어 동쪽에서 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