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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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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메르의 가우디, 쿨라 스페인이 낳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1852~1926)에게는 늘 ‘건축의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가우디가 설계한 건축물을 보기 위해 스페인을 찾는다고 한다. 반면 천재 건축가 뒤에는 맘껏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해 준 후원자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바로 벽돌 제조업으로 큰 돈을 벌어 바르셀로나의 갑부가 된 구엘이라는 사업가였다고 한다. 이런 게 바로 운명이 아닐까. 건축에 대한 관심은 인류가 생겨난 이후 빠질 수 없는 관심사 중 하나일 것이다. 비바람과 동물의 습격을 피하기 위한 원초적인 이유에서부터 예술의 한 분야까지 건축은 시대를 거치면서 진보를 거듭했다. 그렇다면 고대인들은 건축에 대한 생각이 어떠했을까. 인류 최초의 문명이 발생한 메소포타미아에는..
60가지 질병을 관리한 저승사자, 남타르 운명 또는 숙명이라는 뜻을 가진 남타르(Namtar, 또는 남타루Namtaru, 남타라Namtara)는 수메르의 신으로 죽음을 관장했다. 또 지하세계(저승)의 여신 에레쉬키갈(Ereshkigal)과 그녀의 남편 네르갈(Nergal, 지하세계의 신)의 전령이었다. 문헌에 따라서는 남신이기도 하면서 여신으로 묘사되어 있다. 남타르는 하늘의 신 엔릴(Enlil)과 저승의 여신 에레쉬키갈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다. 남타르는 엔릴이 ‘신들의 어머니’로 통하는 닌릴(Ninlil)을 강제로 추행하기 전에 태어났다. 참고로 엔릴은 강제로 닌릴을 추행해서 부부가 되었다. ▲게임 캐릭터가 된 사자의 신, 남타르. 출처>구글 검색 남타르는 질병과 해충을 관리하던 신이었다. 남타르는 인체의 서로 다른 부분을 관통하는 60 개..
아담과 이브? 처음에는 아담과 릴리트였다 릴리트(Lilith)는 고대 수메르에서 황폐와 타락의 여신으로 통한다. 히브리 신화에도 등장하는 릴리트는 ‘어둠의 하녀’ 또는 ‘타락의 처녀’로 불린다. 릴리트 여신은 밤을 대표하는 새인 올빼미와 관련이 있다. BC 2,000~1,600년 전으로 추정되는 바빌빌로니아 점토판에는 릴리트 여신이 새의 발과 발톱, 날개를 가진 모습으로 묘사되어 있다. 수메르의 사랑과 전쟁의 여신인 인안나는 그녀의 왕관과 침대를 만들기 위해 성수 훌루푸 나무(Huluppu-Tree)를 심었다. 왕관과 침대는 권력(Power)과 성(Sexuality)을 상징한다. 하지만 뱀을 휘감고 사자 머리와 새의 형상을 한 황폐와 타락의 여신 릴리트가 인안나 여신의 공포의 상징인 이 훌루푸 나무에 거처를 마련했다. 결국 영웅 길가메시(Gil..
아담과 이브 이전에 엔키와 닌후르삭이 있었다 누구나 ’낙원’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에덴 동산이다.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에덴은 사람들에게 무한한 동경의 대상이다. 그곳의 삶이 어떤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다만 성경 속 또는 히브리 신화 속 에덴 동산의 원형이 메소포타미아 더 정확히 말하자면 수메르 신화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독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에덴’의 어원이 수메르어에서 황무지나 땅을 의미하는 에디누Edinu에서 유래됐다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다. 수메르 신화 중에 ‘엔키(Enki)와 닌후르삭(Ninhursag) 신화’가 있는데 신화학자들은 바로 이 신화가 히브리의 에덴 동산 신화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원래 엔키는 메소포타미아의 주요 창조신 중의 한 명이다. 수메르 최고의 신이자 하늘의 신..
우정 때문에 불로초를 찾아나선 사나이 길가메시 서사시/N.K 샌다즈 해설/이현주 옮김/범우사 펴냄 그때 우룩의 한 곳에서는 사랑의 여신을 위해 신방이 차려져 있었다. 신부가 신랑을 기다리는 한밤중, 길가메시가 일어나 그 집으로 들어가려 하였다. 그 순간 엔키두는 박차고 일어나 길 한복한에 막아섰다. 강자 길가메시가 그 집에 도착하여 문에 서 있는 엔키두를 맞닥뜨렸다. 엔키두는 다리를 벌리고 그를 못 들어가게 막았다. 둘은 서로 으르렁거리다가 황소처럼 붙들고 늘어졌다. 그 바람에 문지방이 부서지고 벽들이 흔들렸다. 마치 황소처럼 콧김을 내뿜으며 그들은 서로 엉겼다. 문들이 박살나고 벽들이 흔들렸다. 드디어 길가메시가 땅 속에 다리를 박은 채 무릎을 꿇었고 이어서 엔키두도 쓰러졌다. 그 순간 그의 난폭한 성질이 사라졌다. 엔키두는 넘어지면서 길..
카인과 아벨을 연상시키는 두무지 엔킴두 신화 한 사회에 형성된 신화의 기원은 두가지 관점으로 설명된다. 하나는 신화의 확산이다. 말 그대로 특정 지역의 신화가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어 유사한 형태의 신화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신화의 분산이다. 전혀 상호교류가 없는 별개의 집단들이 자연적 또는 지리적으로 유사한 상황을 접하며 살아가는 동안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신화가 별개의 독자적 상상력으로 그 정황이 유사하게 해석되는 경우를 말한다. 신화의 확산을 설명해 주는 대표적인 예가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홍수 신화라고 할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역사적으로나 지리적, 기후적으로도 홍수의 흔적을 발견할 수 없는 지역에서도 홍수 신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반면 신화의 분산을 설명해주는 대표적인 예는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들 수 있다. 이 ..
아도니스 신화의 원형이 된 두무지와 인안나 신화 그리스 신화의 대표적인 미소년 꽃미남을 꼽자면 나르키소스와 아도니스를 들 수 있다. 이 두 꽃미남의 공통점을 들자면 하나는 여신의 사랑을 받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죽어서 꽃이 되었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나르키소스는 숲의 요정 에코의 사랑을 거부한 채 그녀를 타인의 말만 따라하는 메아리로 만들어 버렸다. 한편 아도니스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로마 신화의 비너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미인박명이라고 했던가! 꽃미남의 운명은 그리 길지 않았던 모양이다. 대신 신화 속에서는 영원한 꽃미남의 대명사로 남겨두었으니 비극 아닌 비극이지 싶기도 하다. 에코의 사랑을 거부했던 나르키소스는 연못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에 반해 끝내 연못 속에 빠져죽었고 훗날 그 자리에 수선화로 다시 태어났다고 한다. 아프로디테의 연인 아..
고대인들은 왜 충치가 생긴다고 생각했을까 이범선의 소설 에서는 주인공 철호의 고난을 치통으로 형상화한다. 치통을 끝내는 방법은 앓는 이를 빼면 되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은 철호 앞에 펼쳐진 고난의 연속을 상징한다. 철호는 아내의 죽음을 목격하고는 삶에 대한 의욕으로 발치를 결정한다. 그러나 출혈 때문에 양쪽 어금니를 동시에 빼서는 안 되는 것을 병원을 옮겨가며 양쪽 다 빼고 만다. 치통이 사라진 철호의 미래는 과연 밝은 세상의 그것이었을까. 소설은 철호가 과다출혈로 택시 안에서 죽어가는 것으로 막을 내린다. 치통. 그것은 통증이라는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고통을 동반한다. 뇌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해서일까 한 번 충치로 이를 앓게 되면 통증도 통증이지만 온 신경이 바짝 긴장해서 세상이 다 노랗게 보인다. 차라리 아프기만 하다면야 어떻게든 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