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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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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 불시착한 스물일곱 청춘의 퍼즐게임 김경욱의 /1997년 블랙 러시안(Black Russian)이란 칵테일을 마셔본 적이 있는가. 깔루아와 보드카를 1대2의 비율로 잘 섞어주면 강하면서도 달콤한 맛의 블랙 러시안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하기야 성인이 되고 마셔본 칵테일이라곤 진토닉(Gin & Tonic) 밖에 없으니 나는 그 맛을 알리 없다. 이름에서 어딘가 모르게 침울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느껴질 뿐이다. 얼마만큼의 신빙성이 있는 정보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식 검색을 뒤져보니 과거 ‘철의 장막’으로 불렸던 공산주의 소비에트 연방(소련)을 상징한다고 하니 그 맛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작가 김경욱은 블랙 러시안이라는 칵테일을 소재로 무엇을 말하려 했을까 궁금해서 인터넷을 뒤져 블랙 러시안에 관련된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보기는 했지만 선뜻 그 관련..
절망 속에서도 포기할 수 없는 그 무엇을 찾아서 조경란의 /2000년 ‘그댄 외롭고 쓸쓸한 여인, 끝이 없는 방랑을 하는, 밤에는 별따라 낮에는 꽃따라 먼 길을 떠나가네’로 시작하는 대중가요가 있었다. 대중가요에서 사랑이라는 주제를 빼면 뭐가 남겠냐마는 이치현과 벗님들이 부른 ‘집시 여인’은 한 번의 실패를 경험하고 재수라는 낯설은 세계에 내몰린 나에게는 그저 그런 사랑 이상의 의미로 다가왔다. 집시 여인의 방랑은 나의 방황이기도 했다. 절망, 절망 또 절망. 집시(Gipsy)의 방랑에는 이유가 있었다. 나 또한 그랬으리라. 옛날 아주 먼 옛날에 해와 달이 한번도 비춘 적이 없는 온통 캄캄한 어둠뿐인 작은 나라가 있었다. 왕은 다섯 명의 기사들에게 빛을 가져오는 사람에게 왕의 딸들과 결혼시켜 주겠다고 약속했다. 길을 떠난 기사들은 불길이 솟아오르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