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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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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지처참 능지처참/티모시 브룩/너머북스/2010년 1904년 가을, 왕 웨이친(王維勤)을 처형장으로 데리고 가는 행렬은 베이징 성내에서 시작해 선무문(宣武門)을 지나 남쪽 ‘채소시장 입구(菜市口)’로 알려진 큰 시장 교차로까지 이어졌다. 중년 남자인 죄수는 북양군(北洋軍) 분대에 속해 있던 병사들과 함께 방책이 쳐진 수레를 타고 도착했다. 형부(刑部)에서 파견한 관리들도 이 행렬과 함께했다. 이 쌀쌀한 아침, 형부 관리들의 임무는 날이 밝기 전 교차로 옆에 미리 설치해 놓은 차양 아래에서 죄수 처형 절차를 감독하는 일이었다. 죄수를 처형하기에 앞서 형부 관리 한 명이 그의 범죄를 청(淸) 왕조의 대법전인 《대청율례(大淸律例)》에 정한 죄목과 언어를 사용하여 읽었다. 청 정부가 법의 테두리 내에서 내린 가장 가혹한..
새들의 천국에는 왜 새가 없을까 얼마 전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이 온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사고가 터질 때마다 정부는 강력한 대책이라고 내놓지만 잊을 만 하면 터지니 실효성에 의문만 생길 뿐이다. 특히 이번 나주 초등학생 성폭행 사건에서는 조선일보가 패륜범죄자의 정보를 공개한다며 엉뚱한 사람의 얼굴을 신문에 게재해 또 다른 피해자가 생기는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발생했다. 도대체 안심하고 아이들을 키울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런 강력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전국민적 관심사가 되는 게 있다. 바로 사형제 폐지 논란이다. 사형제 폐지에 찬성하는 필자도 이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분노할 수밖에 없는 감정이 이성을 억누르곤 한다. 누구는 안 그렇겠는가! 이런 반인륜적 사건 앞에서 차분히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