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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 불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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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질 친일파가 한국 대표 여성 시인으로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vs 지원병(志願兵)에게/모윤숙(1910~1990) -나는 광주 산골을 헤매다가 문득 혼자 죽어 넘어진 국군을 만난다-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혼자 누워 있는 국군을 본다/아무말, 아무 움직임 없이/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런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표지/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 소위였고나/가숨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깊은 피의 향기여!/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간 마지막 말을. 나는 죽었노라, 스물 다섯 젊은 나이에/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였노라./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처 날뛰는 조국의/산맥을 지키다가/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중략- 이 원수의 운명을 파괴하라, 내 친구여!/그..
일본을 조국으로 여겼던 한국문학의 선구자들 이윤옥의 시집 관련 포스팅을 하고 가장 아쉬웠던 점은 공간이 주는 한계였다. 한국 근대 문학의 위대한 작가들로 둔갑한 20인의 친일문학인들을 만나면서 정작 그들이 화려한 글재주를 이용해 어떻게 조선민중들을 악의 구렁텅이로 내몰았는지는 소개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들의 화려한 글재주만큼이나 일본 제국주의를 향한 아부 또한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그들의 전력이 민족시인이었건, 좌파작가였건, 순수문학인이었건 단 한 번의 변절은 그들이 뼛 속까지 일본인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굳건한 애정을 보여준다. 그들에게 조선 민중들은 일본 제국주의가 세계를 지배할 도구에 불과했던 것이다. 한국 근대문학의 등불이라던 그들의 실체는 이랬다. 카프(KAPF)의 실질적 지도자였던 김기진 태평양 동쪽의 언덕 언덕..
'사쿠라 불나방' 친일 문학인들을 향한 촌철살인의 시 이윤옥의 시집 /도서출판 얼레빗(2011.3) 1945년 8월15일 아침, 김동인은 조선총독부 검열과장 아베 다츠이치를 만났다. 김동인은 아베에게 시국에 공헌할 새로운 작가 단을 만들 수 있게 도와 줄 것을 부탁했다. 그 날이 어떤 날이었던가! 이미 정오에 있을 일본의 항복 선언을 알고 있던 아베는 김동인의 청탁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민족의 자존심을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치는 당시의 장면을 상상해 보면 손발이 절로 오그라듬을 느낀다. 김동인이 누군가? 이 땅에 실질적인 근대문학의 꽃을 피운 위대한 작가로 칭송받는 그가 아닌가! , , , , 등 김동인의 소설들을 읽어보지 않고는 정상적인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교과서와 참고서에는 그의 작품들로 넘쳐났다. 그의 작품을 통해 일제 강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