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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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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문명의 어머니로 여겨지는 산의 요정, 어우꺼 베트남 신화에서 어우꺼Au Co(嫗姬, ‘산의 여자’라는 뜻)는 락롱꿘Lac Long Quan과 결혼한 불멸의 산의 요정으로 총칭해서 바크Bach(현재 베트남인들의 조상으로 인식되고 있다)로 알려진 백 명의 자식들을 부화시킨 알 주머니를 낳았다. 어우꺼는 종종 베트남 문명의 어머니로도 인식되고 있다. 어우꺼는 산 높은 곳에 사는 젊고 아름다운 요정이었다. 그녀는 동정심이 많고 치료에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질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세상 이곳저곳을 여행했다. 어느 날 여행중인 그녀 앞에 괴물이 나타났다. 깜짝 놀란 어우꺼는 학으로 변신해 그 자리를 탈출하려 했다. 그 때 바다에서 온 용왕(또는 바다의 신) 락롱꿘이 위험에 빠진 아름다운 여인을 발견하고는 근처에 있는 바위로 괴..
절망을 극복하는 방법 사막을 건너는 법/서영은/1975년 작열하는 태양이 그나마 남은 습기마저 온전히 빨아들이는 곳, 생명이란 태초의 기억 속에 갇혀버린 곳, 땅으로부터 상승하는 열기에 삶의 이유마저 흔들리는 곳, 신화 속 이야기의 재현인 양 살 한 점 붙어있지 않은 백골이 뿌려진 곳. 극한 도전의 단골메뉴이자 마지막 단계인 사막은 그렇게 절망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도전에 쓴 웃음을 연신 내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막 맞은 편에 희망이 있다면, 그래서 꼭 건너야만 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사막 입구에서 그저 주저앉을 것인가, 무색 무취의 화염 속으로 뛰어들 것인가 선택을 강요받는다면 아니 삶에 대한 열정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당신은 저 절망의 사막을 건너야만 한다. 강요된 선택이건 자발적 선택이건 당신이 해야..
반레와 김지하, 두 시인의 같은 듯 다른 삶의 이유 존재의 형식/방현석/2002년 “문재인 지지하는 48%는 국가전복세력이고 공산화시키려는 세력이다.” 어느 극우주의자의 발언 같지만 안타깝게도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유신독재투쟁의 상징적 존재였던 김지하 시인이 모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한 말이다. 그를 두고 누구는 화합을 위한 변신이라고도 하고 누구는 역사를 부정한 변절이라고도 한다. 변절을 밥 먹듯 하는 정치의 계절에 변신과 변절의 차이가 백지장보다 얇다고 하지만 민주주의를 향한 타는 목마름을 호소했던 김지하 시인의 그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깊은 성찰의 시간을 요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신이든 변절이든 당사자에게는 그만의 변이 있을 것이다. 그것은 바로 변화된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눈높이라고 할 수 있다. 세상을 ..
어떤 날도 소중하지 않은 순간은 없다 몰개월의 새/황석영/1976년 하얀 것이 차 속으로 날아와 떨어졌다. 내가 그것을 주워 들었을 적에는 미자는 벌써 뒤차에 가려져서 보이질 않았다. 여자들이 무엇인가를 차 속으로 계속해서 던지고 있었다. 그것들은 무수하게 날아왔다. 몰개월 가로는 금방 지나갔다. 군가 소리는 여전했다. 나는 승선해서 손수건에 싼 것을 풀어보았다. 플라스틱으로 조잡하게 만든 오뚝이 한 쌍이었다. 그 무렵에는 어직 어렸던 모양이라, 나는 그것을 남지나해 속에 던져버렸다. 그리고 작전에 나가서 비로소 인생에는 유치한 일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 중에서- 누구는 인생을 살만하다고 하고, 누구는 인생을 마지못해 산다고 한다. 살만하다는 말은 무슨 의미고 또 마지못해 산다는 말은 또 어떤 뜻일까. 누가 삶의 하루하루에 의미를 부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