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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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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상처를 치유한 남편의 결정적 한가지 병신 손가락/함정임/1995년 어릴 적 살았던 시골집 흙벽에는 한 눈에 봐도 대여섯 살 아이의 작품으로 보이는 그림이며 낙서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었다. 그 위에 흙만 한 번 바르면 될걸 어찌된 일인지 사는 내내 지워지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빛만 바래갔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흙벽 낙서의 주인공은 내가 두 살 때 죽은 네살 터울의 형의 작품이었다. 아이들이 죽으면 동네 어른들이 나서서 부모가 모르는 곳에 돌무덤을 만들어 매장하는 풍습 때문이었던지 어머니는 그 낙서를 통해 죽은 형을 기억하려 했고 또 그 낙서 때문에 자식 잃은 슬픔이 불현듯 떠오르곤 했던 것이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가슴 깊숙한 곳에 상처 하나쯤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은 없다. 타인의 시선으로야 상처의 패인 자국이 크든 작든 당사자에게는 하루..
일란성 쌍둥이를 둘러싼 배꼽빠질 로맨틱 코미디 세익스피어의 /1601~1602년 세익스피어의 희극 의 원제는 다. 굳이 한자를 빌린다면 로 12일째 되는 밤을 의미한다. 즉 크리스마스로부터 12일째 되는 1월 6일이다. 왜 하필 1월 6일일까. 서양에서 이 날은 무슨 의미일까 궁금해진다. 다만 이탈리아 계통의 설화를 취재해 만든 는 이탈리아의 오시노 공작을 환영하기 위해 1월 6일 엘리자베스 여왕 궁전에서 초연됐다고 하니 그런 역사적 순간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이라 추정된다. 또 서양에서는 1월 6일이 크리스마스 시즌의 마지막 날이라고 한다니 기나긴 축제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흥겨운 연극을 올리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위키디피아에 따르면 세익스피어의 는 이탈리아의 Gl'ingannati라는 희극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Gl'ingannati는 시에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