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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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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이 상실된 현대인의 초상 이상한 정열/기준영/2013년 세족식(洗足式, 카톨릭 교회 의식의 하나)이 열리고 있는 성당, 남자의 시선이 한 여성의 다리를 향하고 있다. 이 남자의 이름은 프란시스코이고 그가 그렇게 집중하고 있던 다리의 주인은 글로리아다. 그 날 이후 프란시스코는 병적일 만큼 글로리아에게 집착한다. 글로리아는 프란시스코의 친구와 결혼할 사이다. 프란시스코는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글로리아에게 끊임없는 구혼을 하고 끝내 결혼에 성공한다. 그러나 이들의 결혼 생활은 순탄하게 흘러가지 못한다. 프란시스코의 의처증 때문이다. 결국 두 사람은 짧은 결혼 생활을 청산하고 프란시스코는 사제의 길을, 글로리아는 라울과 결혼해 둘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과 함께 프란시스코가 있는 성당을 방문한다. 헤어진 아내를 몰래 훔쳐본 프란시스코는..
그곳에는 타락한 동심 쑈리가 있었다 송병수의 /1957년 어린이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모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전혀 아이답지 않은 어린 출연자들의 말과 행동에 깜짝 깜짝 놀라곤 한다.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속담 퀴즈를 척척 알아맞춘다. 영어도 곧잘 한다. 아빠의 고단한 생활을 얘기하면서 눈물까지 흘린다. 그 아이들 틈 속에서 속담의 의미를 아는지 모르는지 장황하게 정답을 설명하는 한 아이는 마치 외계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천진난만함이 되레 이상하게 비쳐진다. 부모의 아이를 배려하지 않는 눈높이와 대리만족이라도 느낄것처럼 쏟아내는 부모의 욕심은 순수하고 순진해야 할 아이들을 애어른으로 만들어버리는 세상이다. 여기 또 한 명의 애어른이 있다. 극히 순화된 표현을 빌려서 애어른이지 실은 어른들의 어두운 그림자를 흉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