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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이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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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여신 클로토의 신전이 없는 이유 그리스 신화에서 클로토(Clotho)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인간의 수명을 관장하는 세 명의 모이라이 즉 운명의 여신 중 하나로 중요하면서도 암울한 역할을 맡고 있다. 종종 물레질 행위와 관련이 있는 그녀의 이름은 삶(또는 운명)의 실을 잣는 그녀의 주요 임무를 반영한다. 이 임무는 섬세하고 중요한 작업이며 필멸의 여정을 위한 무대를 마련한다. 클로토는 그녀의 자매인 라케시스, 아트로포스와 함께 고대 그리스 우주론에서 신과 인간을 모두 묶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을 구현한다. 생명의 시작이라는 신비에 싸인 그녀의 존재는 우리가 그녀의 이야기를 더 깊이 파고들어 그녀를 그리스 신화의 풍부한 태피스트리로 엮어주는 실을 풀도록 초대한다. ‘클로토(Clotho)’라는 이름은 ‘회전시키다’를 의미하는 그리스어에서 유..
아트로포스의 가위가 상징하는 것 그리스 신화의 방대하고 복잡한 태피스트리에서 아트로포스(Atropos)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의 화신을 상징한다. 그녀는 클로토(Clotho), 라케시스(Lachesis)와 함께 생명의 실을 엮고, 측정하고, 자르는 운명의 여신 모이라이를 구성하는 여신 중 하나이다. ‘불가피하다’, ‘변경할 수 없음’을 의미하는 아트로포스는 생명의 실을 자르는 필멸의 영역에서 존재의 종말을 의미한다. 그녀의 행동은 최종적이고 그녀의 결정은 돌이킬 수 없으며 삶과 죽음 사이의 냉혹한 경계를 표시한다. 아트로포스의 기능은 단수적이고 완강하기 때문에 그녀와 관련된 별칭이나 기타 이름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스 판테온의 다른 신들과 달리 그녀의 정체성과 목적은 명확하여 해석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트로포스와 그..
인간의 운명을 바느질(?)하는 님페, 랍소 그리스 신화에서 랍소Rhapso는 아테네에서 숭배된 님페 또는 버금(하급) 여신이었다. 그녀는 팔레론(고대 아테네의 항구. 팔레룸이라고도 함)에서 발견된 기원전 4세기 경의 비문에서만 알려졌다. 랍소라는 이름은 ‘바느질 하다’라는 뜻의 그리스어 동사 ‘ῥάπτω’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혹자는 랍소가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세 자매 여신 모이라이(운명의 실을 뽑아내는 클로토, 운명의 실을 배당하는 라케시스, 운명의 실을 자르는 아트로포스)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또 혹자는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티이아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즉 랍소는 인간이 태어날 때 바느질을 통해 삶(또는 운명)의 실을 짰다는 것이다. 마치 모이라이 중 한 명인 클로토가 그랬던 것처럼. 어떤 이들은 랍소가 바느질의 여신으로 재..
올림포스 시대에도 살아남은 티탄족 정의의 여신, 테미스 고대 그리스에서 테미스Themis는 법과 질서의 의인화였으며 정의의 여신으로 인식되었다. 이와 같이 테미스는 사회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를 안내하는 중요한 여신이었으며 심지어 정의의 칼과 저울을 들고 있는 테미스의 이미지는 오늘날에도 살아있다. 테미스 여신은 티탄족 여신으로 우라노스와 가이아가 낳은 열두 명의 자식들(딸과 아들이 각각 여섯 명) 중 한 명이었다. 티탄족 남신들은 그들의 아버지를 전복시켰고 이를 주도했던 크로노스는 우주의 최고신이 되었다. 한편 티탄족 여신들 또한 이 반란으로 이익을 취하게 될 것이다. 크로노스의 통치 하에서 각각의 티탄들은 특권적 지위를 부여 받았기 때문이다. 테미스는 신의 법칙과 질서의 여신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는 고대 그리스의 정의의 여신이었다. 이 역할..
아난케, 운명과 숙명의 차이 2018년 4월 3일은 4.3이 70주년 되는 날이었다. 엄연한 국가 권력에 의한 폭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4.3은 우리 사회 금기어 중에 하나였다.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이 70주년 추념식에 참석해 4.3이 국가 권력에 의한 폭력이었음을 인정하고 4.3 희생자와 그 유가족에게 진솔한 사과를 함으로써 4.3은 더 이상 금기어가 아니라 진상 규명을 위해 우리 사회가 지혜를 모아야 하는 날임을 선포했다. 국가가 외면하고 왜곡한 4.3을 대중들이 처음 알게 된 데는 어느 노작가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현기영 작가의 소설 은 4.3의 진실을 폭로한 최초의 기록이었다. 현기영 작가는 최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4.3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쳐도 벗어날 수 없는 운명과도 같은 것'이라고 했다. 국가가 숨기고 왜곡하려..
알크메네가 헤라클레스를 낳기 위해 9일 동안 진통을 겪은 이유 바람둥이 제우스의 여신들⑬ 알크메네 에 ‘족제비와 아프로디테’라는 이야기가 있다. 족제비가 어느 잘생긴 청년에게 반해 자기를 여인으로 바꿔달라고 아프로디테에게 기도했다. 아프로디테는 족제비의 연정을 가엾게 여겨 예쁜 소녀로 변신시켜 주었다. 청년은 족제비가 변한 소녀를 보고는 한눈에 반해 자기 집으로 데려갔다. 그들이 방에서 쉬고 있을 때 아프로디테는 족제비가 소녀로 바뀌면서 성질도 바뀌었는지 알고 싶어 방 한 가운데에 쥐 한 마리를 풀어놓았다. 소녀는 지금 자신이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어버린 채 쥐를 잡아먹으려고 뒤쫓았다. 여신은 이런 소녀의 행동이 못마땅해서인지 다시 족제비로 바꾸어 놓았다고 한다. 사악한 본성을 가진 사람은 외모가 바뀌어도 그 성질이 바뀌지 않는다는 교훈을 주는 이야기다. 실제로 족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