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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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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난중일기 난중일기/이순신 지음/박지숙 엮음/보물창고 펴냄 영화 '명량'이 연일 신기록 행진을 하고 있는 모양이다. 전국이 온통 이순신 열풍과 신드롬에 휩싸여 있지만 나는 여태 '명량'을 보지 못했다. 천편일률적으로 행해지는 유행에 대한 반감이 가져온 참극(?)이다. '명량' 열풍의 원인을 분석하는 다양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대개는 이순신 리더십에서 그 원인을 찾는 것 같다. 하기야 세월호 정국을 하루빨리 벗어나기 위한 발버둥만 있을 뿐 광복절 기념사에서 단 한 줄의 세월호 관련 발언도 하지 않은 대통령을 대신해 먼 이국 땅에서 온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의 억울함을 들어주고 위로해 주고 있으니 이보다 불행한 시대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행복이라는 말이 낯선 구석기 시대의 유물이 되어버린 것일까, 매일매일 쏟아지..
범인 잡는 아티스트, 몽타주 화가 로이스 깁슨 “예술은 늘 현실과 조금 동떨어져 있다." 미국의 비평작가 단토가 2013년에 출간한 그의 책 에서 언급한 말이다. 1964년 뉴욕 스테이블 갤러리에서 앤디 워홀이 나무로 만든 브릴로 비누 박스 120개를 전시했을 때 단토가 말한 사실과 예술의 거리가 좁혀지는 계기가 되었다. 그로부터 5년 전 미국의 상업 아티스트였던 제임스 하비가 디자인한 원래의 브릴로 박스와 앤디 워홀이 만든 브릴로 박스는 마분지로 만들과 비누 패드로 가득 찬 것 빼고는 거의 동일했다. 하지만 하비가 수퍼마켓 선반에서 구한 재료로 브릴로 박스를 디자인한 반면 앤디 워홀은 디자인된 반면 앤디 워홀이 만든 브릴로 박스는 일상생활이 편리성과 소비학적 측면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앤디 워홀이 만든 브릴로 박스는 2008년까지 뉴욕 소더비스 ..
뉴턴도 피해가지 못한 촌철살인의 풍자 걸리버 여행기/조나단 스위프트/1726년/박정미 옮김/청목 펴냄 그는 내가 야후의 힘과 민첩성을 지니지 못하고 손톱과 발톱을 잘 사용하지 못하며 그 나라의 야후처럼 빨리 나무에 기어오르거나 내려올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야후와 닮았기 때문에 인간의 기질에 있어서도 야후들과 비슷함을 알게 되었다고 했다. 주인은 야후들이 서로를 미워하고 있다고 했다. 같은 종족이 다른 동물보다 더 미워하는 것으로 서로의 모습이 보기 싫기 때문이었다. 주인은 말들의 나라에서 야후들이 다투는 이유가, 내가 설명한 영국 사람들의 행동과 비슷함을 알게 되었다. 다섯 마리 야후들에게 50마리가 먹고도 남을 만큼의 음식을 던져 준다면, 그들은 서로 독차지 하겠다고 고집하면서 싸울 것이라고 했다. 들에서 야후에게 먹이를 줄 때 ..
재미있는 책읽기, 만화책과 깡통의 같고도 다른 것 어린 시절 추억의 책장을 넘기다보면 빠지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만화다. 예나 지금이나 극성스런 교육열 탓에 부모들의 아이들에 대한 금지사항 중 하나가 만화였지만 어찌됐건 만화와 얽힌 어린 시절은 가장 행복한 시간 중 하나였을 것이다. '미래소년 코난', '마징가 Z', '은하철도 999', '천년여왕', '로보트 태권V'…. 필자 또래의 세대들에겐 아직도 주제곡을 흥얼거릴만큼 어린 시절 추억의 한 켠을 채우고 있는 만화들이다. 애니메이션 만화 말고도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없는 만화방은 킬링 타임으로 이만한 게 없었을 것이다. 불량 청소년들이나 출입한다던 어른들의 믿음과 달리 실제로 누구든 만화방에서 하루종일 죽치고 앉아 만화 삼매경에 빠져보지 않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은 아마도 없지싶다. 게다가 이발관..
아동도서, 출판시장의 큰손으로 등극하다 전자책의 등장으로 종이책이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는 아직까지는 기우인 듯 하다. 특히 IT 강국이라 자부하는 국내 출판시장에서 전자책의 부진은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현정부 출범 이후 정보통신부를 없애는 등 IT 분야에 대한 인식부재로 IT 강국으로서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는 것도 문제다. IT 강국인 한국에서 전자책 시장이 지지부진한 이유로는 시스템 환경과 전자책에 걸맞는 콘텐츠 부족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이티투데이에 따르면 각 유통사의 콘텐츠에 걸려있는 DRM 때문에 뷰어들의 호환이 불가능해 다른 전자책 유통사에서 구매를 하면 기존 유통사의 뷰어에서 볼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한다. 또 종이책을 전자책으로 변환시키는 콘텐츠가 아닌 전자책만을 위한 전자책다운 콘텐츠가 부족한 점도 전자책 시장의 성..
역사의 뒤안길에는 대한민국 원주민이 있다 최규석의 /2008/창비사 지난 1월20일은 용산참사가 일어난지 2년이 되는 날이었다. 2년 전 차디찬 겨울의 한 복판에서 그들은 살을 에는 물대포 세례를 받아야 했고 급기야 추위를 녹위는 거대한 화염 속에 피끓는 절규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새까만 주검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우리는 분노했다. 심지어 국가가 망자들의 손목에까지 쇠고랑을 채웠을 때 국가는 한낱 거추장스러운 사치품에 불과했다. 여전히. 그들의 타들어가는 절규가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할 만큼 그렇게 불순한 것이었을까? 단지 내 삶의 터전을 지키려는 것 뿐이었는데, 국가에 더 달라고 손벌리는 것도 아니고 그냥 우리 살던대로 그렇게 살게 해달라는 것 뿐이었는데... 인간을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 지금 우리는 2년 전의 분노도 눈물도 어느..
유토피아, 꿈이 아닌 현실일 수 있다 유토피아(Utopia)는 그리스어 ‘U(없다)’와 ‘topos(장소)’의 합성어로 ‘어디에도 없는 땅’이란 뜻이다. 단어만 놓고 본다면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 유토피아다. 여기서 궁금증 하나. 왜 한낱 망상에 불과한 유토피아를 저 유명한 철학자 플라톤은 ‘아틀란티스’로, 베이컨은 ‘벤살렘 섬’으로 묘사하고 있는 것일까?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직접 유토피아를 방문하는 수 밖에 없다.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라면서무슨 수로 방문한단 말인가! 걱정마시라. 책이 있지 않은가! 책에서는 가지 못할 곳이 없으니 말이다. 토마스 모어(Thomas More, 1478~1535)가 쓴 [유토피아]의 원제는 이다. 오늘날 ‘이상사회’라는 의미의 ‘유토피아’는 토마스 모어가 만들어낸 신조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