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상잔의 비극 (1) 썸네일형 리스트형 젊은 박경리를 슬프게 한 것들 박경리의 /1957년 전쟁이 남기는 상처 중에 가장 치유하기 힘든 것 중에 하나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사회적 관계로 묶어 주었던 신뢰가 무너지는 것이다. 특히 '동족상잔의 비극'이라 일컫는 한국전쟁은 수천년 동안 이어내려온 민족적 동질감을 이데올로기라는 괴물이 침투해 철저히 파괴해 버린 경우다. 결코 우선일 수 없는 이념은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비정상적인 인간관계를 만들어 버리고 만 것이다. 영화 '만무방'에서 어느 깊은 산골에 사는 촌부가 낮에는 태극기를 걸고 밤에는 인공기를 걸어야 했던 것처럼 생존을 위해서는 이데올로기의 덫에 스스로 갖혀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버린 게 바로 한국전쟁이었다. 한국문학의 거목으로 평가받고 있는 박경리의 소설 는 이처럼 전쟁이 허물어버린 신뢰의 벽을 일..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