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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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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눈에 비친 산업화의 어둡고 긴 그림자 최일남의 /1974년 여기 집나간 두 마리의 노새가 있다. 한 마리는 암탕나귀와 수말의 교배에서 태어난 실제 노새다. 이 녀석은 아버지의 연탄 마차를 끄는데 어느날 비탈길 돌부리에 바퀴가 걸려 마차가 되집어지는 틈을 타 냅다 도망쳐 버린 놈이다. 우리를 버리고 간 노새. 그는 매일매일 그 무거운, 그 시커먼 연탄을 끄는 일이 지겹고 지겨워서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자기의 보금자리를 찾아 영 떠나가버렸는가. - 중에서- 또 한 마리는? 연탄 마차의 주인이자 법 없이도 살 것 같은 착한 우리 아버지다. 노새가 우리를 버리고 간 며칠 후 이 놈의 노새가 온동네를 휘젓고 다녔던 바람에 아버지는 도로 무슨 법이니 하며 으름장을 놓는 경찰을 따라 집을 나갔다. "이제부터는 내가 노새다. 이제부터 내가 노새가 되어야지..
'강원도 달비장수' 가난으로 붕괴된 공동체의 실상 전병순의 /1967년 언제부턴가 대한민국이 '매춘 천국'으로 변모해 가고 있다. 돈으로 타인의 육체를 거래하는 매춘이 일명 '사창가'라 불리던 성매매 집결지뿐만 아니라 골목 구석구석 생활 주변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말 그대로 매춘은 성을 파는 행위다. 즉 매춘이 수요자인 남성보다는 공급자인 여성에게 사회적 비난이 집중되었던 남성 우월주의적 용어였다. 그래서 매매춘이라는 용어로 대체되기도 했지만 현재는 성의 수요자와 공급자가 특정 성에 한정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매매'라는 용어로 통용되고 있다. 한국이 매춘과 강제노동을 하는 남성과 여성의 공급지이자 경유지이고 최종 도착지라는 미 국무부의 연례 인신매매실태 보고서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에서 매춘, 성매매는 단순한 윤리적 가치를 뛰어넘어 우리 사회..
일제시대에도 부동산투기가 있었다 [20세기 한국소설] 중 이태준의 『복덕방』/「조광」17호(1937.3)/창비사 펴냄 한국 사람들처럼 땅에 대한 집착이 강한 국민이 있을까 싶다. 우리 사회에서 땅은 단순한 재산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땅은 권력이요, 명예다. 우리 사회에 부동산 투기가 ‘망국병’이라는 오명 속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가지는 것도 이런 땅에 대한 무한한 집착이 가져온 자연스런 결과인지도 모른다. 내집에 대한 서민들의 꿈이 강렬할수록 부동산 투기는 더욱 악랄한 악마의 발톱이 되어 서민들의 꿈을 산산조각 내어 버리곤 한다. 불꺼진 아파트가 넘쳐나는데 왜 집없는 서민들은 내집 마련을 요원한 꿈처럼 생각해야만 하는 것일까? 부동산 투기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거늘 왜 근절되지 않는 것일까? 다양한 해법들이 모색되기도 하지만 무엇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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