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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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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혹, 스노비즘, 구제역 그리고 살처분 윤대녕(1962년~)의 /2011년 오늘 아침 조간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중 절반 이상이 자살 등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하루가 멀다 하고 학교폭력과 입시압박으로 자살한 청소년들의 뉴스가 신문을 장식한다. 4대강이 완공되면 가뭄이 사라진다던 공사 관계자의 말 뒤에는 쩍쩍 갈라지는 땅을 바라보고 있는 농부의 심장은 깊게 패인 주름의 깊이로 타들어 간다. 지구 반대편에서는 연애도 결혼도 포기해야만 하는 그리스 청년의 한숨이 들려온다. 오늘 아침을 여는 소리가 온통 신음뿐이고 한숨뿐이다. 그러나 어제 아침까지 나는 부끄럽게도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어쩌면 들으려 하지도 보려 하지도 않았다는 말이 솔직한 고백일 것이다. 철이가 찾아가는 안드로메다 얘기도 아니고 별..
고대 그리스 스타들의 사랑에 관한 난상토론 플라톤의 에 얽힌 일상 책읽기가 짜증날 때면 읽곤 하는 책이다. 위대한 철학자 플라톤의 책을 다른 책 읽다 짜증나면 읽다니 내가 생각해도 우습다. 그러나 누가 그러지 않았던가! 양서는 읽다 자주 덮는 책이라고...사실 읽고 읽어도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고대 그리스 스타(?)들의 사랑에 관한 토론을 읽는 것만으로도 무한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오늘날 심포지엄이 이 책 제목에서 유래했다고 하니 이런 즐거운 토론도 있나 싶다. 술상을 가운데 두고 벌어지는 토론이 정말 낭만적이지 않은가! 사실 이 책 서평을 언제쯤 쓸 수 있을지 나도 모르겠다. 철학적 지식의 빈곤과 일상에 지쳐버린 머리와 가슴이 미처 따라가지를 못한다. 그래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즐거움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매..
반값 등록금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눕히지 마라 "너무 조급하게 서둘러서 하지 말고 차분하게 시간을 갖고 진지하게 대안을 마련하라"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을 두고 이명박 대통령이 한 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가 정책을 한 번 잘못 세우면 국가가 흔들릴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두고 주객이 전도되었다고들 하던가! 현정부 초기 각종 국책사업을 두고 국민들이 대통령에게 했던 얘기들을 임기가 1년 남짓 남은 대통령이 다시 국민들에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 문득 그리스 신화의 유명한 도둑 프로크루스테스가 떠오른다. 그에게는 아주 요상하면서도 살벌한 취미가 있었다고 한다. 그리스의 시조영웅이자 아테나이 왕 아에게우스의 사생아였던 테세우스는 아버지가 남긴 신표인 가죽신과 칼 한자루를 찾아..
아르고 원정대, 신화여행의 돛을 올리다 한 중년의 남자가 미국에 있는 고급 중국 레스토랑을 찾는다. 동양인답지 않게 키가 크고 골격이 시원시원한 웨이터가 이 중년의 남자에게로 가서 주문을 받는다. 웨이터의 명찰을 힐끔 쳐다본 이 중년 남자가 반가운 얼굴로 말을 시작한다. "제이슨? 자네 이름이 제이슨인가?" "자네는 자네 이름이 고대 그리스 영웅의 이름에서 왔다는 것을 아는가? 물론 고대 그리스에서는 제이슨이라고 하지 않고 이아손이라고 했지. 이아손이 황금 양털가죽을 찾아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어둡고 위험한 바다로 나간 아주 위대한 영웅의 이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는가?" 보통은 식당에 가더라도 주문을 하는 것 빼고는 웨이터와 말을 섞는 경우가 흔치 않은데, 이 오지랖 넓은 중년의 남자는 난감해 하는 웨이터를 붙잡고 열심히 신화 얘기를 해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