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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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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읽은 책 중에 한 권만 꼽으라면... 누군가 인간에 대해서 정의해보라고 한다면 나는 '후회하는 동물'이라고 말하겠다. 후회라는 말만큼 사람을 사람답게 비춰주는 단어가 있을까? 타인의 평가야 어찌됐건 사람은 잘해도 후회하고 못해도 후회한다. 잘해도 남고 못해도 남는 게 후회고 아쉬움이다. 후회를 한다는 것은 뒤를 돌아봄이다. 뒤를 돌아봄은 반성하는 것이다. 반성은 내일로 가는 여정이다. 내일이란 어제의 후회와 아쉬움이 남긴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만든 말이지싶다. 완벽한 인간에게서는 사람냄새가 풍기지 않는 법이다. 결코 아름답지 못한 말 '후회'도 포장하고 보니 막 꽃단장을 마친 새악시마냥 화사해 보인다. 그래도 후회하지 않는 삶은 내년을 바라는 내 작은 소망이기도 하다. 티스토리에 둥지를 튼 2010년, 내가 의도했건 의도하지 않았건 '책 블..
장하준, 시장만능 자본주의의 실체를 고발하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 반환점을 돌았다. '실용'으로 포장된 철저한 시장주의자인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를 시작하면서 느닷없이 '공정한 사회'를 화두로 꺼내들었다. 그동안 경제는 물론 사회, 문화, 교육 분야 등에서 보여주었던 시장논리에 대한 부작용과 그에 따른 따가운 여론을 의식한 다분히 정치적인 선택이 '공정한 사회'다. 공정한 사회는 기회의 균등으로부터 시작한다. 기회의 균등의 이념적 동의어는 평등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평등'이란 말만 나오면 콤플렉스적 반응을 보여왔다. '평등'을 들고나온 집단은 막무가내로 좌파로 낙인찍곤 한다.(좌파는 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다. 이명박 정부에서 그렇다는 얘기다) 기회의 균등이란 결과의 균등이어야 함에도 어느 것 하나 정책으로 즐거이 받아들인 적이 없다. 그런..
고객은 아주 사소한 서비스로 감동한다 저녁 6시. 출근시간이 다가오지만 지난주 토요일에 주문했던 책은 그때까지 도착하지 않고 있었다. 주문한 인터넷 서점에 들어가 배송추적을 해봤다. 내가 주문한 책이 오전 6시 56분 현재 옥천 터미널에 있다는 메시지가 마지막이었다. 평소라면 거의 오전 중에 택배를 받았어야 할 시간이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택배사 홈페이지를 접속했다. 인터넷 서점에서 확인한 내용과 다를 게 없었다. 다만 배송사원 연락처가 추가되어 있었다. 얼른 전화 수화기를 들었다. "266번지인데요, 언제쯤 오시나요. 곧 출근해야 해서요." "어, 오늘 266번지는 물건이 없는데...." "무슨 말씀이세요? 택배사 홈페이지 들어가 보니까 기사님 전화번호가 있는데..." "그건 잘 모르겠고요, 아무튼 제 코스에는 오늘 266번지..
11월 무모한 도전의 테마는 경제다 손발이 오그라든다. 경제 문외한인 내 주제에 가당찮게 경제를 테마로 잡다니....그러나 꼭 도전해 보고 싶은 주제였음에는 틀림없다. 독서라는 것도 마치 미지의 세계를 찾아다니는 여행처럼 첫발을 내딛기 전에는 많은 두려움과 망설임이 있기 마련이다. 특히나 가보지 못해서 생긴 두려움은 더욱더 그 세계와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두텁게 만들곤 한다. 그동안 경제 관련 책들을 거의 읽어보지 못했다. 시작이 어려워서 그렇지 한 번 발을 내딛고 나면 의외로 친근함으로 다가오리라 믿는다. 그렇다고 11월에 경제 관련 책들만 읽기엔 나의 뇌용량이 너그럽지 못하다. 평소 즐겨읽는 고전과 신화를 포함해 5권의 책에 도전해 보기로 했다. [스칸디나비아 신화]를 제외하고는 모두 경제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는 책들인 것 같다.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