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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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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슬픈 결혼식 축가, 임을 위한 행진곡 이승에서 맺지 못한 인연을 하늘에서 맺은 부부가 있었다. 1982년 2월 광주 망월동 묘역에서는 1980년 5월 27일 5·18 민주화 운동 당시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계엄군에게 사살된 윤상원과 1979년 노동현장에서 들불야학을 운영하다 사망한 노동운동가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이 거행되었다. 이날 영혼결혼식에는 한 편의 노래극(뮤지컬)이 헌정되었다. 1981년 소설가 황석영과 당시 전남대학교 학생이었던 김종률 등 광주 지역 노래패 15명이 공동으로 만든 노래극 이 그것이었다. 바그너의 결혼 행진곡도, 세익스피어의 소설 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멘델스존의 결혼 행진곡도 없었지만 그 노래극의 마지막 합창 부분은 부부가 된 윤상원과 박기순을 위한 결혼식 축가나 다름 없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세상에서 가장 슬..
체 게바라 티셔츠 징계, 천박하고 부끄럽다 1951년 아르헨티나의 젊은이 두 명이 모터싸이클을 타고 여행길에 오른다. 스물세 살의 체 게바라와 여섯 살 많은 알베르토 그라나도는 '포데로사'라는 이름의 낡은 오토바이를 타고 장장 8개월 동안 남미 대륙을 종단한다. 참 '컴백'이라는 강아지와 함께. 그러나 그들이 오토바이로 남미 대륙을 종단하면서 본 것은 낭만이 아니었다. 헐벗고 기본적인 의료혜택도 못받고 있는 남미 민중들의 비참한 현실이었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가난한 남미 민중들의 삶을 체험하며 그들이 미래에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상상하고 고민한다. 알베르토 그라나도는 체 게바라가 사망한 1967년, 당시의 오토바이 여행을 그린 책 을 출간한다. 한 영웅, 체 게바라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여행을 그린 영화 '모터싸이클 다이어리'는 바로 이 ..
그는 5월 광주의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였다 이순원의 /1990년 오늘은 5·18광주민주화운동 32주년이다. 1995년 5·18특별법이 제정되고 1997년에는 5월18일이 공식 국가기념일로 지정되었으니 국가 공식 기념행사로는 16번 째를 맞는 셈이다. 그러나 기념행사 그 어디에도 이명박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취임 첫 해 딱 한 번 참석한 이후 4년째 불참이다. 그 첫 해에도 기념행사 식순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삭제해 논란을 일으켰던 그였다. 더욱이 올해는 그 흔한 국무총리가 대독하던 대통령 기념사마저도 없었다. 얼마 전 버마(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명칭은 미얀마이나 쿠데타 정권을 인정할 수 없는 나는 버마로 쓰겠다.)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던 수치 여사를 만나 민주화 운운하더니 그가 지나온 자리마다 짙게 드리워진 ..
노무현은 부산으로 갔지만 유시민은 김해로 갔다 유시민·진중권·홍세화 외 /2009/책보세 펴냄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이번 4.27 재보선을 보면서 이런 믿음은 더욱 확고해졌다. 야권 후보가 출마한 지역 중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던 김해에서 패배의 쓴잣을 마신 것이다. 한편 야권단일후보가 결정되는 과정을 들여다보면 야당의 패배는 예상된 수순이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지나친 자신감의 발로였는지 아니면 무한한 정치적 야망이었는지 그 논란의 중심에는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가 있었다. 그는 야권단일화 과정에서는 승부사적 기질이 빛을 발했지만 정작 본선에서는 그의 승부사적 기질이 허망하게도 무너지고 말았다. 얼핏 보면 노무현 대통령이 떠올려지기도 하지만 두 사람의 승부사적 기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