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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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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복수로 결혼한 어느 신여성의 주부생활백서 임옥인의 /1940년 신식교육을 받은 여자, 서양식 차림새를 한 여자. 개화기 당시 소위 ‘Modern Girl’이라 부르던 신여성의 출현은 봉건적인 가부장적 사회가 붕괴되는 과정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풍경 중 하나였을 것이다. 이런 신여성은 외모의 파격만이 아닌 새 사고의 바람이 동반되었음은 말할 나위 없다. 임옥인의 는 비록 세 번째 부인이긴 했지만 당당한 여성으로 또는 아내로, 어머니로 거듭나기 위한 신여성의 악전고투가 섬세한 심리묘사로 잘 표현되어 있는 소설이다. 주인공 ‘나’의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사랑관과 결혼관을 엿들을 수 있는 흥미진진한 전개는 ‘나’의 내면의식을 확인하는 순간 당시 신여성이 가졌던 한계를 보게 된다. 당당한 신여성 노처녀의 도전은 ‘신여성’이 주는 사회적 의미와는 달리..
전쟁이 남긴 가족의 상처 그리고 치유 송기원의 /1977년 전세계에서 한국처럼 전쟁의 잔혹성과 후유증이 국민들 개개인의 사생활 깊은 곳까지 침투해 있는 곳은 드물 것이다. 우리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열강들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국토는 허리를 잘리게 되었고 단일민족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했던 가족의 이별, 그리고 전쟁. 형제끼리 총칼을 겨눠야만 했던 야만성과 고착화된 분단상황에 냉전적 이데올로기가 더해지면서 지금까지도 전쟁과 이념대립의 트라우마들이 사회 구석구석에서 화합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데탕트 분위기와는 별개로 움직이는 사회. 바로 한국사회의 현주소다. 벌써 분단 1세대들은 세월의 무게에 쓰러져가고 있지만 이에 아랑곳없이 남과 북의 위정자들은 그들의 이해타산에 따라 날선 대립각만을 고집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