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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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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잎에 싸오는 붕어곰 ▲ 휴전선 철책. 사진>한국경제 "거기에 마음이 없어요." "아, 안경을 하겠단 말이에요?" "예, 쌩합니다." 도대체 무슨 대화 내용인지 몰라 고개만 갸우뚱 갸우뚱 할 것이다. '쌩'은 지역에 따라 '거짓말 하다'로 쓰이기도 하고, '상대방의 말을 무시하다'라는 뜻을 의미하기도 하는 속어다. 그러나 이 속어의 뜻을 아무리 짜집기해도 위의 대화 내용이 제대로 완성되지 않는다. 여기서 '쌩하다'는 '생긴 모습이 아주 멋지다'라는 북한의 표준어다. 북한 드라마에 나오는 일상대화를 소재로 분단의 세월만큼이나 점점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남북의 언어 차이를 보도한 KBS 뉴스의 한토막이다. 뉴스에 따르면 평양 시민의 일상대화를 우리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남한에서 부르는 말을 북한에서는 전혀 알지 못하는 ..
비상을 꿈꾸는 당신, 중력과 맞서 싸워라 산타페로 가는 사람/김승희/1994년 F =Gm1m2/R2 F: 두 물체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 G: 중력상수, m1,m2: 두 물체의 질량, R: 두 물체 사이의 거리. 물이 상류에서 하류로 흐르고, 물체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떨어지는 것은 만고의 진리였다. 근거는 없지만 종교적 믿음과 다를 게 없었다. 뉴턴이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급한 과학적 영감을 얻기 전까지는. 그것은 바로 모든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만유인력, 중력 때문이었다. 김승희의 소설 전편에서 독자는 '중력'의 압박을 고통스럽게 받아들일지도 모른다. 한편 '중력'의 압박은 '비상'이라는 탈출구를 향해 젖먹던 힘까지 쏟아내게 한다. 의 대결구도는 '중력'과 '비상'이다. 저자가 양자의 대결구도를 통해 힘겹게 발견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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