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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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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항쟁 진압군인이 폭로한 국가폭력의 비인간성 오영수의 /1960년 최근 KBS의 이승만과 백선엽 다큐, 이어진 일부 보수단체의 박정희 동상 건립이 마치 하나의 잘 짜여진 시나리오처럼 일사분란하게 진행되고 있다. 사실은 KBS가 이승만과 백선엽 다큐를 기획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부터 예상되는 시나리오이기도 했다. 독재자 이승만과 친일파 백선엽 미화와 찬양의 마지막 종착역이 바로 박정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승만 전대통령은 한국전쟁 전후로 자행된 수많은 양만학살에도 책임이 있는 인물이다. 거대 보수신문의 케이블 종편(종합편성) 진출로 보혁간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논란은 더욱 점입가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오영수의 소설 도 이승만 정권 시절 자행된 양민학살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오영수의 소설로는 다소 의외로 여겨지기도 하지만 결국엔 역사적 ..
그래도 개천에서 용나던 시절이 좋았다 김이석의 /1954년 타박 타박 타박네야 너 어드메 울고 가니/ 우리 엄마 무덤가에 젖 먹으러 찾아간다/ 산이 높아서 못 간단다 산 높으면 기어가지 (후렴)명태 줄라 명태 싫다 가지 줄라 가지 싫다/ 우리 엄마 젖을 다구 우리 엄마 젖을 다구 우리 엄마 무덤가에 기어 기어 와서 보니/ 빛깔 좋고 탐스러운 개똥참외 열렸길래/ 두 손으로 따서 쥐고 정신없이 먹어보니/ 우리 엄마 살아 생전 내게 주던 젖 맛일세 1970년대 대중가요로 더 알려져 있는 함경도 민요 '타박네야'는 죽은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화려한 미사어구 없이도 극한의 슬픔으로 이끌어준다. 김이석의 소설 을 다 읽을 즈음이면 이 '타박네야' 노랫가락이 귓가를 배회하는 듯 애틋한 슬픔이 느껴진다. 한편 주인공 도화의 '타박네야'는 살아생전 아버지가..
가출한 아내와 남편의 죽음 그리고 전쟁 바진(巴金, 1904~2005)의 장편소설 《차가운 밤》 바진(巴金, 1904~2005)은 루신, 라오서와 함께 중국의 3대 문호로 꼽힌다. 그는 무려 한 세기를 꽉 채우고도 남은 인생을 살았다. 프랑수와 미테랑 프랑스 전대통령의 “두 세기에 걸쳐 시련으로 단련하면서 끊임없이 스스로 부활의 원동력을 만들어낸 바진의 삶은 중국 그 자체이다.”라는 말처럼 바진은 중국의 근대와 현대를 관통하면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중국이 겪었던 질곡을 온몸으로 부딪치며 살았다. 중국이 자랑하는 문호임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름이 낯선 이유가 그의 기나긴 삶 때문이라는 조금은 아이러니한 생각을 해본다. 《가》에 이어 만난 《차가운 밤》은 고전 작가로서의 바진을 더 이상 낯선 이름으로 기억해야만 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주기에 충분할 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