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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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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순진한 염소에게 박수를 보낸다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캠프의 진보 따라하기는 그야말로 유권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진보가 내놓은 진보 공약은 진영 논리로 폄하되지만 보수가 내놓은 진보 공약은 외연 확대로 부풀려지기 마련이다. 권력 바라기 언론들이 창궐한 대한민국에서는 그렇다. 실현 가능성이나 의지는 뉴스거리가 못된다. 심층 취재할 의지도 없거니와 해서도 안된다. 권력과 언론은 이미 샴쌍둥이처럼 한 몸이 되어 움직이기 때문이다. 순진한 유권자들은 보수를 가장한 수구와 기득권의 민낯을 좀처럼 구분하지 못한다. 어쩌면 순진함은 순수함이 지나쳐 생긴 부작용인지도 모른다. 특히 진보의 전유물로만 생각했던 박근혜 캠프의 복지 공약이 그랬다. 언론이 띄워주고 유권자는 흥분했다. 게다가 세금을 올리지 않고도 가능하다니 여기에 ..
그것이 알고 싶다 일베, 다양성이라는 이름의 인격 살인 다양성은 분명 민주주의를 살아 숨쉬게 하는 원동력임에 틀림없다. 때로는 혼란으로 비치기도 하고, 반목과 분열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참여와 수렴이라는 민주주의의 작동 시스템은 그것을 다수의 행복과 소수의 배려로 정리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의 다양성에는 '품격'이라는 전제가 있다. 서로 다른 의견을 맘껏 드러낼 수는 있지만 상대방에 대한 인간적인 예의는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어제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일베와 행게이 어디에나 있고, 아무데도 없다' 편이 전파를 탔다. 과연 이들의 행위도 민주주의의 다양성이라는 관점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최소한의 '품격'마저 갖추지 못한 그들에게 '다양성'이라는 민주주의의 원리를 적용해서 면죄..
삭힌 홍어의 유래에 관한 씁쓸한 이야기 각 지방을 대표하는 음식들이 있다. 가령 마산의 아구찜, 포항의 과메기처럼 말이다. 나는 어느 가수의 노랫말 속에 나오는 '고향이 남쪽'이다. 서울을 기준으로 한다면 충청도도, 경상도도, 전라도도 다 남쪽이지만 이 노래를 부른 가수의 걸죽한 사투리를 들으면 이내 '남쪽'은 전라도임을 어렵지 않게 유추해 낼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일부 누리꾼들이 전라도를 비하하는 말로 사용해 문제가 되고 있는 홍어는 전라도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다. 모든 애경사에서 손님맞이 상차림의 단골메뉴가 홍어다. 오죽 했으면 '홍어 빠진 잔치는 잔치도 아니다'라는 말까지 있을까. 심지어 그 집안의 애경사에서 홍어가 빠지면 손님 대접 잘하고 뒤로는 욕을 먹는다는 말까지 있었다. 그만큼 전라도 사람들에게 홍어는 특별한 음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