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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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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를 잡아먹는 어미 금붕어가 상징하는 것 옥천 가는 날/김 숨/2011년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말이 있다. 여우가 죽을 때 제가 살던 언덕 쪽에 머리를 둔다는 뜻이다. 비단 동물뿐일까. 아니 동물도 이럴진대 인간이야 오죽하겠는가. 인간은 늘 고향이라는 대상을 그리워한다. 나이가 들어 세상과 이별해야 할 때 누구나 할 것 없이 고향을 찾는다. 고향에는 나의 흔적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간의 존재가 한낱 기계 부속품화 되어 자기 정체성이라곤 작은 바람에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현대사회에서 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고향의 존재는 나의 존재를 확인하는 단 하나의 이미지일지도 모른다. 나의 존재가 비롯되는 곳, 고향은 바로 어머니의 자궁과도 같은 곳이다. 김 숨의 소설 은 인간의 회귀본능, 즉 근원으로의 회귀를 갈망하는 현대인의 자화..
빼꼼이 보이는 아침햇살이 아름다운 산책로 여행의 백미는 어쩔 수 없이 남는 아쉬움이 아닐까? 자주 하는 여행도 아닌데 꼭 뭔가 빠뜨리고 마는 준비 소홀의 아쉬움, 부불었던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한 여행지에 대한 아쉬움, 일상으로 돌아오기 싫은 마지막날의 아쉬움...여행은 늘 채움을 기다린다. 급하게 서두르다 카메라를 빠뜨린 게 그랬고, 불만서린 숙박시설이 그랬고, 돌아오는 날 뒷풀이가 그랬다. 장령산자연휴양림에서 1박2일의 꿈같은 시간이 못내 아쉬워 1월1일에 개장한 보문산 아쿠아 월드를 찾았는데 사람홍수 속에 입구에도 못 미쳐 되돌아와야했다. 그 어느 때보다 기대 가득했던 여행 뒷풀이였는데... 문명의 이기가 삶의 여유만 앗아가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요놈의 휴대폰 때문에 여행을 언제고 들춰볼 수 있는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게 되었으니 때로는 ..
새해 첫날 여행지에서 뿔난 사연 매년 12월31일이면 찾는 산이 있다. 옥천에 있는 장령산이다. 휴양림이 잘 가꿔져 있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이 일 년을 맞이하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대전에서 그리 멀지 않아 1박2일 일정으로 쉬고 오기에도 좋다. 몇 년전 대전 근교 다른 여행지에서 연말연시를 보낸 적이 있긴 한데 아무리 시간과 비용, 시설 등을 따져봐도 장령산만 못했다. 또 가까운 곳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데는 모임 회원들 대부분이 산을 좋아한다는 공통점도 한몫하고 있다. 올해는 다들 시간이 여의치 못해 매년 12월31일에 떠나던 여행을 1월1일로 하루 늦춰야만 했다. 다소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어찌됐건 올해도 거르지 않고 회원들간 친목을 다질 수 있어 다행이라고 서로들 위안했다. 며칠간 눈이 많이 내려 걱정하기도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