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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12 이 겨울 따끈따끈하게 녹여줄 소설 뭐 없을까요? (27)

잠깐의 외출에도 칼바람이 겹겹이 두른 갑옷을 뚫고 살갗을 파고듭니다. 삼한사온(三寒四溫)이라더니 옛말인가 봅니다. 그래도 어릴 적엔 이 말이 맞아들어가는 게 신기했는데 인간의 욕심이 자연의 순리마저 왜곡시켜 버린 것 같아 씁쓸한 일요일 아침입니다.

대개는 일요일 오후가 되면 돌아올 월요일에 마음이 초초해지곤 하는데 저는 일요일 아침부터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저녁에 출근을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벌써 1년이 넘게 이런 생활을 하고 있는데도 아직 적응이 되질 않습니다. 낮에 일하고 밤에 자는 것이 신이 부여해준 인간의 순리라면 이 일을 접는 순간까지 일요일 아침이 불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판도라가 호기심을 참지 못해 열어젖힌 상자에서 여태 튀어나오지 못한 채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그 무엇이 있기에 스스로를 위로해 봅니다. 출근길 국민생활관 담벼락에 앙상한 뼈만 드러낸 채 부끄러운 듯 발가벗은 개나리도 몇 달 후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노란 빛을 뽐내겠죠?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집니다.

벌써 어둠이 짙어져 버린 겨울날, 터버터벅 힘겹게 회사 입구에 들어서면 차가운 공기에도 창문을 열어 재치고 맞아주는 관리실 아저씨의 가벼운 미소에서 새 기운을 얻곤 합니다. 오늘은 제가 다니는 회사 관리실 아저씨 중 한 분이 겨울에 읽을 소설 몇 권을 소개해 달라고 하셔서 블로거님들의 조언을 얻고자 합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 관리실에는 아저씨 두 분이 격일로(밤이니까 격야?) 근무를 하십니다. 한 분은 어디서 뵌 듯한 우리네 아버지같은 포근함이 느껴집니다. 또 한 분은 젊었다면 개그맨 공채에 단번에 붙었겠다 싶을 정도로 재밌는 분입니다. 한 분은 늘 관리실 옆에 승용차를 다소곳하게 세워둔 반면 입담 좋은신 또 한 분이 주차해 놓은 차안에서는 늘 흥겨운 뽕짝이 흘러 나옵니다. 여느 관리실과 달리 이곳이 물류센타인지라 밤새 차들이 들락거리는 탓에 눈붙일 새가 없습니다. 아침에 일이 끝나면 서둘러 작업장을 빠져나가는 탓에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퇴근하는 경우가 많아 늘 죄송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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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책장에는 이런 책들 뿐입니다. 소설도 보이긴 한데 고전소설뿐이라...

얼마 전에는 늘 조용하신 관리실 아저씨께서 소설을 몇 권 추천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아니 10권을 추천해 달라시더군요. 아마도 어디에 선물하실 모양입니다. 고가의 선물만이 주는 이와 받는 이의 어깨를 우쭐하게 만드는 세태탓인지 책을 선물한다는 아저씨가 멋있게 보이더군요. 소박하지만 책만큼 의미있는 선물이 있을까 싶습니다. 그저 생각없이 책읽기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런 부탁을 받을 때면 기분이 좋습니다. 비단 저 뿐이겠습니까? 

그런데 며칠 째 고민만 하다 벌써 일주일을 넘기고 말았습니다. 사실 제가 독서 편식이 심해서 딱히 추천해 드릴 소설이 머릿 속에 떠오르질 않습니다. 신화 관련 책이라면 읽어보진 않았어도 콕콕 찝을 수 있는 책들이 많긴 한데....소설은 영!!

아저씨 연세는 생각하지 말고 추천해 달라는 데도 제 독서 수준의 한계만 느낄 뿐입니다. 어디가서 책 좀 읽는다는 말은 말아야겠습니다. 이 겨울 따끈따끈하게 녹여줄 소설들 무엇이 있을까요? 마구마구 댓글로 남겨 주십시오.

참, 얼마 전에 소개해 드렸죠? 읽을 만한 책 빌려달라고 보챈다는 형님, 요즘은 많이 피곤해서인지 사랑을 테마로 한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신화] 2권을 빌려드린지 한참 됐는데 여태 다 못읽고 있다네요. 아무래도 오늘 출근하면 다시 재촉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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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여강여호 트랙백 3 : 댓글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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