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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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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떠받치고 있는 거대한 물고기, 바하무트 아라비아 신화에 따르면 물과 안개로 둘러싸인 세상 아래에서 우주를 등에 업은 이해할 수 없는 차원의 거대한 물고기 바하무트Bahamut가 헤엄치고 있다. 인간의 눈으로는 바하무트를 볼 수 없지만 그가 없다면 모든 인간은 어둠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베헤모스Behemoth로도 불리는 바하무트는 아라비아 우주론에서 세계를 떠받치고 있는 거대한 물고기이다. 반면 히브리 신화에서 바하무트는 지금까지 창조된 것 중에 가장 큰 육지 동물이다. 그는 현재 지하세계에서 도사리고 있지만 혼란과 파괴의 심판의 날에 돌아올 것이다. 아라비아 신화에서 바하무트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물고기로 묘사된다. 신화는 세상의 모든 물이 그의 콧구멍 중 하나에 놓이면 사막의 겨자씨와 같을 것이라고 묘사한다. 어떤 신화들은 바하..
<천일야화> 속 거대한 뱀, 팔락 아라비아 신화에 따르면 팔락Falak은 바하무트Bahamut로 알려진 물고기 아래에 사는 거대한 뱀이었다. 팔락은 에도 위험한 괴물로 언급되었다. 팔락은 모든 것들의 아래에 위치한 일곱 번째 지옥에서 산다. 팔락은 신의 더 큰 힘만을 두려워할 뿐이며 신의 창조 활동을 방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슬람 전통에 따르면 팔락을 전능하다고 묘사하는 것은 잘못되었으며 이런 능력은 그들의 신들에게만 적용되어야만 했다. 팔락은 매우 위험하지만 다행히도 땅 속에서만 머무른다. 끔찍하게 크지는 않지만 충분한 음식과 물이 주어지면 그들은 상상할 수 없는 거대한 크기로 자랄 수 있다. 팔락은 북유럽 신화의 요르문간드(로키와 앙그르보다 사이에서 태어난 바다 뱀)와 매우 흡사한 괴물일 것이다. 팔락은 엄청나게 강력해 땅과 하..
연인의 은밀한 만남에 분노한 이유 밀회/이반 투르게네프(Ivan Sergeevich Turgenev, 1818~1883, 러시아)/1860년 아득한 옛날, 사산 왕조의 샤리야르 왕은 세상의 모든 부귀와 영화를 누리며 부러울 것 없는 삶을 영위하고 있었다. 그러나 불행은 엉뚱한 곳에서 찾아오고 말았다. 어느 날 샤리야르 왕은 부인이 흑인 노예와 은밀하게 만나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게다가 샤리야르 왕의 부인은 흑인 노예와 온갖 음탕한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분노한 샤리야르 왕은 아내와 흑인 노예를 처참하게 죽이고 그날 이후 여자에 대한 분노에 휩싸여 살게 되었다. 매일 밤 여자를 침실로 들이고는 날이 새기 전 죽이는 일을 반복했다. 이 죽음의 굿판을 멈추게 한 것은 다름아닌 샤라자드(세헤라자데라고도 함)라고 하는 사산 왕조 대신의 딸이었..
음란패설에서 배우는(?) 고달픈 삶의 유머와 재치 다음 사전에서 음담패설(淫談悖說)을 찾아보니 '음탕하고 덕의에 벗어나는 상스러운 이야기'란다. 영어로는 'dirty jokes', 직역하면 '더러운 농담' 정도라고나 할까? 아무튼 음담패설은 사람 사는 곳이라면 빠질 수 없는 대화의 소재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장려할 수도 없는 게 음담패설은 어쩌면 대화의 계륵(鷄肋)이 아닐까? [아라비안 나이트, 천일야화]를 대할 때면 음란패설을 떠올리게 된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千一夜話]의 '밤 夜'를 '요염할 冶'로 바꾸어 속되고 음란한 이야기를 소재로 한 방송 제목이나 에피소드를 [천일야화]로 짓곤 한다. 그러나 [아라비안 나이트]를 단순한 외설이나 음란패설로 받아들인다면 문화적 차이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이 너무 편협함을 자조할 수밖에 없다. [아라비안 나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