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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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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를 보는 두개의 시선, 은희경vs현진건 빈처/은희경/1996년 6월17일 나는 독신이다. 직장에 다니는데 아침 여섯 시부터 밤 열 시 정도까지 근무한다. 나머지 시간은 자유다. 이 시간에 난 읽고 쓰고 음악 듣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외출은 안되지만. - 중에서- 은희경의 소설 는 주인공이자 남편인 '나'가 화장대 위에 놓인 가계부인 줄 알았던 아내의 일기장을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아내의 일기를 읽을 때마다 '나는 그녀가 ○○○ 줄은 몰랐다'를 반복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나'와 아내는 사랑해서 부부가 되었지만 둘 사이에는 크나큰 장벽같은 것이 있었음을 또 아내는 극심한 소외감 속에 살아가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즉 허다하게 반복되는 부부의 일상 중에서 아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몰랐을 뿐더러 그녀에게도 아내로서의 삶, ..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나만의 독서 팁 독서에 관한 얘기만 나오면 많은 사람들은 책읽을 시간이 없다고들 말한다. "그건 비겁한 변명입니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지 않다. 책말고도 하루를 보내는 데는 수도 없이 많은 일이나 생각들과 싸워야 할 판에 거기에 대고 잔뜩 핏대 세우고 안성기를 향해 총을 겨눈 설경구가 된다는 것은 독설이고 오만일 것 같아서다. 책을 업으로 하지 않는 이상 책읽을 시간이 없다는 것은 변명이 아니라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너나 할 것 없이 고개를 끄덕거리게 된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곁들인다면 이는 분명 사족일 수밖에 없다. 어쩌면 책읽을 시간이 없다는 말은 평균적인 대한민국 직장인들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책을 곁..
해리를 막지 못했습니다 해리의 첫인상은 마치 동화 속 귀공자를 보는 듯 했습니다. 호리호리한 몸매, 조막만한 얼굴, 잡티 하나 없이 뽀얀 피부, 갸날프게 빠진 턱선, 안경 너머로 보이는 초롱초롱한 눈...평생 손에 물 한번 묻히지 않았을 것 같은, 부잣집 막내 아들 같던 해리가 이런 막일을 한다고 왔을 때 긴가민가했습니다. 그러나 겉보기와 달리 해리는 똑부러지는 아이었습니다. 아니 21세기 대한민국을 사는 당당한 대학 새내기 청년이었습니다. 참, 해리가 본명은 아닙니다. 영화 속 '해리포터'를 닯아 우리는 그냥 '해리'라고 불렀습니다. 해리는 붙임성도 있어 거의 아버지, 삼촌뻘 되는 우리에게 '형, 형'하며 따라다니곤 했습니다. 이런 막일과 어울리지 않는 외모탓이었는지 늘 힘겨워 보였지만 전에도 이런 일 많이 해봤다며 묵묵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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