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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8.11 비라코차, 창조신인 그가 눈물을 흘리는 이유 (6)

[잉카 신화] 콘 티키 비라코차Con Ticci Viracocha, 투누파 비라코차Thunupa Viracocha, 비라코차 파차야차치크Viracocha Pachaya-chachic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비라코차Viracocha는 잉카 신화에서 가장 중요한 신이다. 비라코차는 태초의 암흑의 시간과 공간을 지나서 티티카카 호수에서 솟아난 잉카의 창조신이자 태양신이다. 잉카 몇몇 지역에서는 창조신을 '땅과 시간을 만든 자'라는 의미의 파차카막Pachamac으로 부르기도 한다. 티티카카 호수에서 모습을 드러낸 비라카차는 거인족이었던 최초의 인류를 창조했다. 최초의 인류는 일정 기간 동안 암흑 속에서 생활했는데 어느날 비라코차는 자신이 창조한 최초의 인류에 실망해 홍수를 일으켜 그들을 익사시키고 돌로 만들고 말았다. 하지만 어느 문헌도 비라코차가 자신이 창조한 최초의 인류에게 실망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 혹자는 비라코차가 자신이 창조한 최초의 인류에게 동굴 속에서 적당한 때를 기다리라고 했으나 이를 어겼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인간의 성급함과 조급함이 낳은 참사라고나 할까? 참고로 세계 각국 신화를 보면 공통적으로 인간을 홍수로 멸망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은 최초의 인류가 오만과 자만에 빠지고 신을 제대로 섬기지 않기 때문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리스 신화 속 신들처럼 비라코차도 변덕이 심했는지 인류를 멸망시키고는 다시 티티카카 호수 주변의 조약돌로 두 번째 인간을 만들어 냈다. 인간을 만들기 전 비라코차는 태양과 달과 별을 창조한 후 티티카카 호수의 한 섬으로 불러 모았다. 비라코차가 창조한 두 번째 인간은 네 부류였는데 남자와 임신한 여자, 임신하지 않은 여자 그리고 아이들이었다고 한다. 비라코차가 잉카 최고의 신으로 등극한 데는 비단 인류를 최초로 창조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인간을 창조한 비라코차는 언어와 관습을 가르쳤고 스스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양식과 열매, 식량을 주었고 각기 다른 옷으로 종족을 구분할 수 있게 해 주었다고 한다. 두 번째 인간을 창조한 비라코차는 이어서 모든 동물의 암컷과 수컷을 창조해 인간과 동물이 공존할 수 있게 했다. 

 ▲눈물 흘리는 비라코차. 사진>구글 검색


인간을 창조한 비라코차는 두 사람만 남기고 나머지는 동굴과 암흑 세계로 내쫓았는데 그 두 사람은 이마이마나 비라코차Imaymana Viracocha, 토카포 비라코차Tocapo Viracocha라는 이름의 두 아들이었다고 한다. 훗날 인간이 살게 될 특정 장소로 수용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드디어 비라코차급의 창조자였던 두 아들과 함께 세 창조신은 각자의 여행을 통해 그 지방 종족들의 조상을 동굴과 암흑 속에서 불러냈다. 세 창조신은 자신들이 지나가는 장소에서 모든 나무와 식물의 이름을 부르고 각각의 나무와 식물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될 때를 말했다. 즉 때가 되면 새싹이 돋고 꽃이 피며 열매가 맺는 것은 모두 세 창조신의 이런 행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한편 창조자의 모습은 키가 큰 백인의 형상으로 나타나는데 아무래도 잉카 신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이들이 잉카 지역을 침략한 스페인의 선교사들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은 잉카 신화의 편집을 통해 백인 기독교 사회의 우월성을 내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심지어 백인 편집자들은 그들이 안데스에 도착하기 전에 이미 잉카인들이 기독교도를 따르고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황당하지만 잉카 신화에서 대부분의 신들은 키가 크고 턱수염이 났고 흰 피부를 가진 서양인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역사란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더니 신화도 예외는 아닌 모양이다.


어쨌든 안데스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창조 행위를 비라코차였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첫 번째 인류를 홍수로 멸망시킨 비라코차였지만 또 다시 인간들이 신의 말을 듣지 않고 오만한 태도를 보이리라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가는 곳마다 병자들을 고치고 맹인들의 시력을 회복시켜 주었지만 인간들은 그에게 돌을 던지는 등 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참지 못한 비라코차는 하늘을 향해 무릎을 꿇었고 지팡이를 세 번 쳐서 불을 일으켰고 곧 하늘이 불로 뒤덮였다. 뒤늦게야 상황을 파악하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인간들을 위해 불을 껐지만 그 배신과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비라코차는 예언했다. 오만한 인간들 때문에 언젠가 또 한 번의 대홍수로 인류가 멸망할 것이라고. 비라코차를 묘사한 가면이 눈물을 흘리는 모습으로 등장하는 것도 다 이 때문이다. 자신이 창조한 인간이 또 다시 그 오만함으로 멸망의 늪으로 빠질 것임을 알고 있었으니 어찌 슬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 


때를 기다리라며 인간을 들여보낸 동굴이 현재의 페루 쿠스코 남쪽 약 33km 지점에 있는 '새벽의 술집'이라는 뜻의 파카리탐보Pacaritambo라고 한다. 잉카 신화에 따르면 아직도 이 곳은 잉카인들의 혈통이 시작된 곳으로 숭배되고 있다.<참고: 잉카 신화(범우사), 신화와 전설(21세기 북스), 네이버, 다음, 구글 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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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여강여호 트랙백 0 :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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